근·현대 미술작품, 한눈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대전시립미술관이 ‘대전방문의 해’를 맞아 소장품 특별전 ‘DMA컬렉션’과 대전창작센터 ‘온~오프 : 웰컴 투 라이트’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DMA 컬렉션은 대전미술의 역사와 시대적 가치를 품은 작품들과 동시대 지역작가들의 미묘한 표현의 변화를 섬세히 담은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DMA컬렉션 I <검이불루(儉而不陋) : 대전미술 다시 쓰기 1940~1960>= 내달 31일까지 전시되는 제1관은 미술관의 소장품 중 대전미술의 흐름을 살펴보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1998년 개관이래 미술관이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대전 근·현대미술의 흐름을 전시를 통해 서술하고 시민과 함께 그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진정한 ‘공감미술’을 건설한다. 올해는 1919년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로 대전미술계가 1940~1960년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난관을 극복하고 예술로 새로운 희망을 품었던 강건한 정신과 감성을 표현한 작품이 소개된다. 백제를 표현한 ‘검이불루’는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다는 내면의 힘’이라는 뜻으로 대전미술의 미의식과 일맥상통한다. 한 작품, 한 작품마다 세심히 감상하며 오늘날의 이해와 해석으로 대전미술의 역사를 함께 다시 써내려 갈 수 있다.

◆DMA컬렉션 II <원더랜드 뮤지엄 :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내달 31일까지 전시되는 제 2관은 미술관 소장품 1245점 중 미학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을 선별해 그 자취를 돌아보고 새롭게 나아갈 미래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레베카 혼, 톰 샤농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대전엑스포 93’을 기념해 제작한 작품들을 선보여 그 의미가 특별하다. 20년간 수집한 소장품은 시민의 문화적 성취다. 미술관은 시민과 함께 한 시대를 대표하는 미술품을 수집하고, 보존하며, 하나의 미의 역사를 써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소장품의 미적 가치를 시민과 함께 재해석하기 위함이다. 미술관이 걸어온 길에 대한 기념과 반성, 미래에 대한 다짐을 담고 있다. 그간 모아온 소장품을 돌아보며 미술관의 정체성을 새롭게 다지고 앞으로 수집방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DMA컬렉션 III <2018 신소장품 :형형색색(形形色色)>= 4월 14일까지 전시되는 제 3관은 지난해 수집한 작품들을 최초로 공개하는 전시다. 1부는 평면작품을 중심으로, 2부는 입체작품을 중심으로 전시한다. 미술관의 소장품은 시대의 가치이자 정체성이다. 그러나 그것이 품고 있는 의미의 무게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닫힌 수장고 안에서 보내는 것이 운명이다. 대전시립미술관의 ‘DMA 컬렉션’은 그 닫혀있던 유토피아의 문을 열고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공감미술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다. 미술관의 수집은 창작의 원동력이며 문화타임캡슐의 보고(寶庫)다. 특히 대전 지역작가의 작품들은 대전의 보고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전지역작가의 미묘한 표현의 변화에도 숨죽여 감응하는 섬세함으로 소장품을 정성껏 수집하도록 하겠다”며 “특히 대전방문의 해를 맞이한 첫 신년전시로, 새로운 소장품의 아름다움을 함께 공감하며 새해를 시작하고자 한다. 관람 작품마다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 주는 미술로 더욱 더 풍요로운 한 해가 되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대전창작센터 <온-오프 : 웰컴 투 라이트>= 이번 전시는 대전의 원도심과 10년 동안 함께 해온 대전창작센터가 ‘예술로서 도시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도시의 환영, 빛’으로 풀어내는 전시다. 대전창작센터는 1958년에 건립한 근대건축물로서 도시의 생성과 퇴색, 기억과 시간, 그리고 그 속에 존재하는 유무형의 모든 삶의 가치를 바라보며 대전의 이번 전시의 세 작가 김태훈, 윤석희, 허수빈은 이 세상의 모든 현상들을 예술가의 고즈넉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빛’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도시의 과거와 현재, 빛과 어둠, 현실과 비현실, 나와 타인 등 상대적인 의미들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예술사회학적 담론들을 재해석 했다. 김태훈은 특정한 장소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작은 조명으로 허공에 그림을 그린다. 작가는 이 허구의 존재를 통해 현실의 밖에서 허상처럼 존재하며 끊임없는 질문을 제기하는 작가 자신의 또 다른 자화상을 이야기한다. 윤석희의 ‘궤도(Orbit)’는 토르소와 확성기, 소리와 빛, 자신과 타인 등 서로 상호적인 관계를 이분법적인 구도로 설정한다. 그는 작품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느끼는 불안하고 불편한 모든 실체들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현실을 미세하게 자극하고자 한다. 허수빈은 ‘빛’이라는 비물질을 연구해 온 작품을 통해 도시와 사회, 시간과 공간. 과거와 현재를 개념적으로 정의하며 새로운 공공미술의 대안을 작품을 통해 제시한다. 한편 전시는 내달 31일까지 이어지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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