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나 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 주임

낮보다 밤이 더 길다는 겨울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해가 길어졌다고는 하지만 새벽시간대의 적막함은 아직도 겨울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 같다. 어둠이 자욱이 내려앉은 밤, 운전을 하다보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는 물체로 인해 깜짝 놀란 경험이 다들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고령사회가 되면서 심각하게 대두되는 사회적 문제로 노인 교통사고를 지적한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2018년 기준 14.3%로 고령 사회를 정의하는 14%를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노인 인구의 비율이 증가하게 되면 노년층의 경제적인 어려움, 부양, 복지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중 주의 깊게 봐야되는 것이 노인교통사고 문제다.

야간에 어두운 옷을 입고 불쑥불쑥 나타나 한 번쯤 깜짝 놀란 일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무단횡단 하거나 폐지수집하는 노인들부터 리어카 차로통행 등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노인교통사고를 보면 평상시 노인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이 불러온 커다란 인재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경찰청 통계 따르면 충북지역 2017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227명 중 노인 사망자가 88명이다. 38.8%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보행 사망자 82명 중 노인 사망자는 50명으로 60.9%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나이를 많이 먹을수록 발생하는 신체의 노화로 인해 행동이 늦어지거나 자극에 반응하는 속도가 느려져 도로횡단 중에 발생하는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어르신운전자의 경우 젊은 층에 비해 신호위반 사고나 교차로 사고가 잦은 특징이 있다. 이는 사고 및 판단능력저하, 운동능력 저하 등이 주된 원인이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를 분석해보면 노인 교통사고의 대부분이 무단횡단사고, 갓길보행사고, 오토바이사고 등이었다. 우리 사회가 조금만 신경을 기울였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처럼 발생하는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서 노인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이해하고, 평상시 교통안전수칙을 항상 생활화해야 한다. 첫째 적색 불에 횡단보도 보행하지 않기, 둘째 횡단 시 차량 통행방향 살피기, 셋째 밤에 보행 시 야광 지팡이 사용하기, 넷째 녹색불이 깜빡일 때는 다음 신호 기다리기, 다섯째 버스나 택시를 기다릴 때에는 보도에서 기다리기, 여섯째 밤에는 밝은 색 옷 착용하기, 일곱째 음주 후에는 자전거 또는 오토바이 운전 안하기 등이 있다. 여기에 모든 운전자가 운행 중 딱 1%라도 노인에 대해 신경 쓰고 주의를 기울인다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환한 웃음을 언제까지나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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