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JYP·빅히트 등 주요기획사 신인 대거 선보여…'포스트 워너원'도 탄생
입대·전속계약 만료로 선배 그룹들 공백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RBW,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 [RBW,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 [가온차트 홈페이지 캡처]
▲ [가온차트 홈페이지 캡처]
가요계 신인 각축장…BTS·워너원 성공에 보이그룹 쏟아진다

YG·JYP·빅히트 등 주요기획사 신인 대거 선보여…'포스트 워너원'도 탄생

입대·전속계약 만료로 선배 그룹들 공백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올해는 소속 그룹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활을 걸어야 해요."

최근 만난 음반기획사 임원들의 입에서 곧잘 나오는 얘기다. 어느 해보다 주요기획사의 신인 그룹들이 대거 등장해서다. 데뷔 2~4년 차에도 입지를 다지지 못한 그룹들 사이에선 신인과의 경쟁에서 밀리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란 경각심이 생겨났다.

이미 신인 출사표를 던진 기획사는 YG·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를 필두로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AOA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마마무 소속사 RBW, EXID 소속사 바나나컬쳐엔터테인먼트, 빅스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등 다수다. 여기에 상반기 방송될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4인 '프로듀스 엑스 101'에서 '포스트 워너원'도 탄생할 예정이라 신인들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 TXT·있지·트레저 13·트레이 등 신인 줄이어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신인은 다음 달 데뷔할 빅히트의 새 얼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다. 세계적인 스타 방탄소년단을 잇는 5인조 보이그룹으로 이미 몇몇 영상과 사진 공개만으로도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들의 SNS 공식 계정 팔로워 수는 10일 기준 트위터 100만 명·인스타그램 2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유튜브 공식 채널 구독자 수는 공개된 콘텐츠가 없음에도 40만 명에 육박했다. 약자 TXT로 불리는 이들은 3월 4일 데뷔 앨범 '꿈의 장: 스타'(STAR)를 내고 엠넷의 '데뷔 셀러브레이션 쇼'로 첫선을 보인다.

'걸그룹 명가' JYP가 원더걸스, 미쓰에이, 트와이스에 이어 선보이는 5인조 걸그룹 '있지'(ITZY)도 선배들의 후광으로 주목도가 높다. 이들은 12일 데뷔 싱글음반 '있지 디퍼런트'(IT'z Different)를 발표한다. '세상의 중심에 선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타이틀곡 '달라달라'를 통해 트와이스와 다른, 걸크러시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YG도 1세대 빅뱅과 2세대 위너·아이콘에 이어 3세대 보이그룹 '트레저 13'을 5~7월께 선보인다. 신인 보이그룹 선발 프로그램 'YG 보석함'에서 경쟁한 이들은 13인조로 데뷔한 뒤 7인조 트레저와 6인조 매그넘으로 분리해 활동한다.

올해 엠넷 '프로듀스 엑스 101'을 통해 탄생할 보이그룹이 일으킬 파급력도 주목된다. 현재 각 기획사가 이 프로그램에 내보낼 연습생을 신중하게 고르는 분위기다. 상반기에 2~3달가량 방송할 예정이어서 하반기에는 워너원의 뒤를 이을 보이그룹을 만날 수 있다.

바나나컬쳐엔터테인먼트는 19일 EXID 남동생 그룹인 3인조 트레이(TREI)를 선보인다. 작사, 작곡, 프로듀싱 역량을 갖췄다는 이들은 이날 데뷔 앨범 '본; 본'(BORN; 本)을 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트레이를 프로듀싱한 작곡가 신사동호랭이는 "음악만으로 리스닝이 가능하면서도 퍼포먼스를 겸비한, 새로운 시도를 하는 팀"이라고 소개했다.

이미 새해 벽두 첫선을 보인 그룹들도 있다. RBW의 보이그룹 원어스와 젤리피쉬의 보이그룹 베리베리는 지난달 9일 나란히 데뷔 앨범을 내고 시동을 걸었다. FNC가 AOA에 이어 선보인 10인조 걸그룹 체리블렛도 지난달 21일 가요계에 정식 입문했다.

◇ "방탄소년단·워너원 성과로 보이그룹 시장성 재확인"

신인 각축장에서 읽히는 흐름은 어느 해보다 보이그룹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2~3년간 방탄소년단과 워너원의 강력한 시그널을 통한 학습 효과란 것이 가요 시장 목소리다.

한때 걸그룹 마켓이 열려 여러 팀이 쏟아졌듯이, 선두 보이그룹이 일으킨 엄청난 파급력과 매출 규모를 통해 시장성을 재확인하면서 보이그룹 육성에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1990년대 말 H.O.T. 성공 이후 보이그룹이, S.E.S 히트 이후 걸그룹이 여럿 등장했듯이 업계 시그널이 물길을 만드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낸 보고서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에 따르면 빅히트의 자산과 매출은 방탄소년단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2016년 이후 크게 증가했다.

자산은 2015년 62억4천만원에서 2017년 611억7천만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 이익은 122억7천만원에서 924억원으로, 영업 이익은 15억1천만원에서 325억5천만원으로 급증했다. 2017년 기준 전체 매출 924억원 중 국내외 음반 및 음원을 포함한 제품 매출은 463억7천만원으로 50.2%를 차지했다. 2018년 매출액은 2천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팬덤을 가늠하는 기본 샘플인 음반 판매량에서도 보이그룹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가온차트 2018년 결산에서 앨범 차트 1~10위는 방탄소년단과 엑소, 워너원이 휩쓸었다. 최정상 걸그룹인 트와이스는 10위에 랭크돼 유일하게 진입했다.

아이돌 그룹이 여럿 포진한 중견 기획사 본부장은 "중소기획사 빅히트가 방탄소년단 한 팀으로 기업 가치 1조 회사를 일군 것은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며 "보이그룹 시장성이 확실히 보이고, 해외 마켓도 열렸으니 저마다 합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7년 경력의 또 다른 기획사 이사는 "'프로듀스 101'에서 아이오아이 신드롬도 대단했지만, 워너원이 훨씬 강력했다"며 "이런 시그널을 통해 걸그룹보다 띄우기 어렵다고 인식되는 보이그룹 제작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선배 그룹들이 입대나 7년 전속계약 만료로 공백기를 보내는 점도 신인 그룹들에게 활로를 열어주고 있다.

이미 빅뱅, 샤이니, 하이라이트, 인피니트, 비투비, 씨엔블루, 비원에이포 등 다수 그룹 멤버들이 입대해 완전체 활동이 잠시 중단됐다. 1990~1991년생 멤버들도 연내 입대해야 해 앞으로 공백기를 보낼 그룹은 늘어날 전망이다. 걸그룹 중에선 걸스데이가 소진의 전속계약 만료로 팀 활동에 적신호가 켜졌고, EXID도 5월 계약이 만료돼 재계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인기 그룹을 보유한 기획사들은 신인과의 동반 성장을 꾀하려는 측면도 있다. 이미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를 잇는 신인 그룹들에 아이돌 팬들의 시선이 쏠린 것도 선점 효과로 볼 수 있다.

다만, 신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선배 그룹의 그늘에 가리거나 비난받을 수 있고, 자칫 선배가 번 수익을 후배들에게 투입한다는 생각에 팬덤 간 갈등이 생겨날 소지도 있다.

한 아이돌 기획사 신인개발 팀장은 "보통 시스템을 갖춘 회사는 3~4년 주기로 신인을 선보인다"며 "선배 그룹과 이미지 중복을 피하고자 음악과 스타일에서 차이를 둬야 하고, 아이돌 시장에서 군계일학이 되려면 차별화도 필요하다. 이를 고려한 창의적인 기획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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