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6만여명 추적결과…비만·대사증후군 동반땐 위험 2배↑

▲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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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북삼성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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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V, 심혈관질환도 부른다…감염여성 1.25배 더 위험"

강북삼성병원, 6만여명 추적결과…비만·대사증후군 동반땐 위험 2배↑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5%가량 높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HPV는 종류만 100여종이 넘는 인체 감염 바이러스로 역학적 관련성에 따라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나뉜다. 고위험 HPV는 주로 여성에게 자궁경부암을 일으키지만, 두경부암과 편도암 등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북삼성병원 주은정·장유수·유승호 교수팀은 HPV 검사를 받은 30세 이상의 건강한 여성 6만3천411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고위험 HPV 양성그룹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음성 그룹보다 1.25배(2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특히 비만한 여성은 이런 연관성이 더 컸다. 비만하면서 고위험 HPV 양성인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음성 그룹보다 1.7배(70%) 높았다. 또 비만에다 대사증후군까지 동반한 여성은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2배로 치솟았다.

연구팀은 고위험 HPV에 감염된 후 면역력 이상이나 대사증후군 등으로 바이러스가 혈액 내로 침투하면서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강북삼성병원 주은정 감염내과 교수는 "HPV가 자궁경부암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심혈관질환 발병에도 연관성이 확인된 만큼 감염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PV의 주요 감염 원인은 '성생활'이다. 물론 HPV에 감염되더라도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하지만 안심해서는 안 된다. 감염 상태가 지속하면 감염 부위에 비정상적인 세포 변화를 일으켜 치명적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장유수 교수는 "국내 여성의 고위험 HPV 감염률은 10% 수준으로 높은 편이어서 여성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더욱이 이미 고위험 HPV에 감염된 상태라면 평상시 비만하거나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학회에서 발간하는 '순환 연구'(Circulation Research)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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