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장노년층 타깃 노리는 것…광고수익 이어질지는 의문"

▲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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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극 색채 가미한 지상파 수목극 재미 '쏠쏠'

"남은 장노년층 타깃 노리는 것…광고수익 이어질지는 의문"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지상파들이 나날이 오르는 제작비 속 고육지책으로 선택한 '평일 미니시리즈의 주말극화' 전략이 어느 정도는 유효한 분위기다.

SBS TV는 주말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던 막장극계 대모 김순옥 작가를 불러들였다. 배경은 황실이지만 복수라는 테마와 제각기 다양한 매력(?)을 자랑하는 악녀 캐릭터들, 주요 인물들이 죽었다가도 잘만 살아 돌아오는 스토리를 보면 작가의 전작들과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주말극에서는 익숙했던 김순옥표 막장극이 평일로 건너오면서 오히려 신선하게 보이는 효과가 나타났다.


'황후의 품격'이 시작했을 때 동시간대 KBS 2TV에서는 오피스 로맨스극 '죽어도 좋아'가, MBC TV에서는 장르극 '붉은 달 푸른 해'가 방송 중이었는데 두 작품 모두 젊은 층이 타깃인 작품이라 중장년층 시청자를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매번 끝을 알 수 없이 치닫는 '막장형 엔딩'에 젊은 시청자들까지 점점 유입되며 시청률은 15%대(닐슨코리아)까지 치솟았고 화제성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SBS TV가 주말극에서 주로 선보인 극렬한 막장극을 평일로 데려와 성공하자 KBS 2TV는 가장 자신 있는 신파형 막장극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문영남 작가의 신작 '왜그래 풍상씨'는 그야말로 보고 있으면 복장이 터질 정도로 캐릭터도 이야기 전개도 갑갑하다.


장남 풍상(유준상 분)이 제각기 망나니 같은 동생들을 위해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것도 모르고 뒷바라지에 인생을 쏟는 모습에 많은 시청자가 가슴을 친다.

특히 둘째 진상의 사고를 수습하려 딸의 등록금으로 모아둔 돈을 꺼내고, 그걸 막기 위해 아내 분실(신동미)이 몸부림치는 모습은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본 KBS 주말극 내용을 답습했다.

그러나 이 작품 역시 장노년층 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하며 최근 시청률이 10%를 목전에 둔 상황이다.


MBC TV도 완성도 높았던 '붉은 달 푸른 해'가 시청률 면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종영하자 다음 타자로 주말극의 여왕 이유리를 내세운 '봄이 오나 봄'을 내보냈다.

자신밖에 모르는 앵커와 가족에게 헌신하는 국회의원 사모님의 영혼 교체라는 판타지 코미디 장르를 내세웠는데, 이유리와 엄지원 특유의 극을 쥐락펴락하는 농밀한 연기 덕분에 주말극 냄새가 물씬 난다.

가장 후발 주자라 시청률은 아직 2%대에 머물지만 두 사람의 코믹 연기에 온라인 화제성은 높은 편이다.

지상파 평일극의 이러한 변화 요인으로 방송가에서는 '시청 타깃의 변화'를 꼽는다.

한 드라마 홍보사 관계자는 7일 "10대는 유튜브로 건너가 아예 방송을 보지 않는 상황이고, 20대는 tvN을, 30~40대는 JTBC를 보니 남은 것은 50~60대다. 이 타깃의 갭은 점점 커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비교적 최근까지도 지상파 역시 10~20대 시청자를 잡으려 몇몇 드라마를 선보였지만 실패하자 결국 자신 있는 타깃을 통해 안정된 시청률을 뽑으려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청률조사회사 TNMS는 지상파 수목극 간에도 타깃 분화 현상이 나타난다며 "'봄이 오나 봄'은 40대 여자가, '황후의 품격' 50대 여자가, '왜 그래 풍상씨'는 60대 이상이 가장 많이 시청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안정된 시청률이 실질적인 성과를 뜻하느냐에는 의문의 목소리도 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표면적인 시청률만 봐서는 안 된다"며 "주말극, 일일극처럼 시청률은 높지만 광고수익이 잘 안 나는 미니시리즈라면 방송사로서는 '빛 좋은 개살구'일 수 있다. 또 막장극으로 해외 판매 등이 과연 될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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