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중·고등학교별로 개성을 살린 졸업식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면서 졸업 풍속도가 진화하고 있다.

그동안 학생들간 ‘해방’의 의미로 다소 과격했던 졸업식 뒷풀이 문화를 단속·계도하면서 학생회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나서 학교별로 이색 졸업식을 만들어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6일 지역내 일선 학교별 학사일정에 따르면 대전지역 중·고등학교는 대부분 이달 초·중순경에 졸업식이 예정돼 있다. 지난달 빠른 졸업식을 시행한 일부 중학교와 지난 1일 연휴 이전에 실시한 학교들 중심으로 졸업 풍속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특성화고등학교인 대전전자디자인고는 지난 1일 강당에서 개최된 졸업식을 축제로 재구성했다. 식순에 2학년 학생들이 준비한 색소폰 재즈공연을 곁들이고 교장이 직접 팬플룻 연주에 나서면서 기존 졸업식과는 색다른 느낌을 가미했다. 무엇보다 여러 교사와 학생들로 구성된 밴드 연주와 중창으로 이날 축제 분위기의 방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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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충청투데이 DB
또 순회학급을 운영하는 오정중학교에서는 지난 1일 중증장애로 인해 학교에 나오지 못했던 학생들과 함께하는 졸업식을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졸업식에 참가한 재택순회교육대상학생 2명은 각각 정근상, 국회의원상 수상자로 교장이 단상 아래로 내려가 졸업장 및 상장을 수여하면서 친구들, 학부모 및 교직원들의 박수가 연거푸 쏟아졌다.

졸업식에 참석한 장애학생 학부모는 "고등학교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지만 모두가 한마음 한목소리로 응원해준 덕분에 기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이미 졸업식을 진행한 학교들 뿐만 아니라 예정된 학교들도 졸업식에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학교들이 자체적으로 컨셉을 세워 저마다 개성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오는 13일과 20일 졸업식이 예정된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회 주관으로 문화축제 행사를 계획하거나 교사들이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졸업생 대상 타임캡슐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가루나 달걀을 던지거나 교복을 찢는 등 ‘졸업식 뒷풀이’ 문화는 이제 옛 풍경이 됐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졸업식 악습 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단속·계도가 지속되면서 요즘은 과격한 졸업식 뒷풀이 문화는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혹시 모를 사건사고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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