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오늘부터 정부서울청사의 짐을 세종2청사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오는 23일까지 모든 이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재난안전관리본부 등 세종시에 있던 23개 부서는 이미 이사를 마쳤다. 행안부가 1948년 내무부·총무처 출범이후 70여년 간 이어온 서울시대를 마감하고 마침내 세종시대를 여는 것이다. 행안부에 이어 계획대로 오는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세종시에 둥지를 틀면 사실상 행정수도는 완성된다고 하겠다.

행안부 세종시 이전의 상징성은 자못 크다. 정원이 4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중앙부처란 점만 봐도 그렇다. 이런 면에서 행안부 세종시대 개막을 행정의 효율성을 꾀하는 전환점으로 삼았으면 한다. 행정수도 조성의 취지가 국가균형발전에 있을 진데 과연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부처만 세종시로 옮겨왔지 직원들은 서울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두 집 살림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 이재관 대전시 행정부시장의 행정학 박사학위 논문 '근무환경인식이 직무 만족과 조직몰입에 미치는 효과'를 주목하고자 한다. 이 부시장은 최근 통과된 박사학위 논문에서 "세종시로 이전한 부처 공무원들의 잦은 국회 출장이 정책의 품질저하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시장은 직원 간 소통과 대면보고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잦은 출장을 꼽았다. 실제 간부들의 잦은 출장으로 업무 공백과 커뮤니케이션 오류 사례가 발생했다고 한다.

시간·비용으로 대표되는 행정 비효율은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한다. 정책의 품질저하는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만큼 허투루 넘길 일이 아니다. 장·차관 등 고위직들이 세종시에 상주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화상회의 활성화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행안부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주무부처다. 이전을 하고도 달라진 부분을 보여주지 못하면 행정도시 조성의 의미는 반감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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