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배송 적어 절도 빈번, 택배기사 처우 개선도 문제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 이모(25·여) 씨는 하루에 한 번씩 아파트 정문에 위치한 경비실을 들른다. 그는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부류지만 항상 택배기사가 경비실에 물건을 맡기고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담당 택배기사와 해당 회사로 전화해 항의도 해봤지만 같은 일이 매번 반복된다고 토로한다. 그래서 이제는 포기하고 경비실을 들러 택배를 찾아가는 게 일상이 됐다. 

설을 앞두고 택배 물동량이 늘면서 서비스 질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늘어나는 택배 물동량만큼 택배기사 등 관련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자 배송의 질에 불만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3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3년간 충청권 택배 서비스 피해구제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세부적으로 충남의 경우 2016년 6건 △2017년 7건 △지난해 15건 증가세를 보였고, 충북도 △2016년 7건 △2017년 6건 △지난해 9건으로 같은 기간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업체에 접수된 불만 사항 중에서 ‘반품’이 가장 많았고, ‘배송 관련 불만 사항’이 뒤를 이었다. 반품의 경우 단순 변심 등의 문제가 포함돼 있어 사실상 불만 사항 1위는 ‘배송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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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또한 택배업계가 직접적으로 대면 배송을 하지 않는 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세대 내 경비실에 물건을 한 번에 내려놓다보니 직접 대면 배송이 잘 이뤄지지 않는 명절 연휴에는 택배 물품의 절도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2월 대전지역에서 A 씨가 200여 차례에 걸쳐 아파트와 빌라 현관 앞에 놓인 택배 물품을 훔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밖에도 배송이 되지 않은 물건을 ‘배송 완료’로 표시해놓고 익일이 돼서야 실제 배송을 완료한 일도 불만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로인해 일각에서는 택배서비스 질 하락의 주된 원인을 열악한 택배기사들의 처우에서 찾고있다. 늘어난 물동량만큼 택배기사 충원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기사 1인이 감당해야 할 물량이 늘어나고 결국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기사들은 개인사업자로 건당 700~800원을 받아 현실에 맞게 단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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