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목함지뢰 피해 전투영웅 하재헌 중사
패럴림픽 조정 국가대표 선수로 새출발

▲ 하재헌 중사(오른쪽)가 박정환 육군1사단장으로부터 전역기념패를 받고 있다. 육군1사단 이재훈 중령 제공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지난 2015년 8월 4일, 강렬한 폭음과 연기가 서부전선 비무장지대를 일시에 뒤덮었다. 작전 중이던 수색7팀은 다리가 잘려나간 부상을 입은 전우가 있었지만 위기상황 속에서도 평소 훈련한 대로 침착하면서도 일사불란하게 대응했다.

정교성 상사(30, 당시 계급 중사, 직책 팀장), 문시준 대위(27, 소위, 소대장), 하재헌 중사(25, 하사), 김정원 중사(27, 하사), 이형민 중사(24, 하사), 최유성 병장(26, 병장, 2015년 전역), 박준호 병장(25, 상병, 2016년 전역), 그리고 정예 수색대대 장병들의 아버지이자 맏형 같은 30년 베테랑 박선일 원사(50, 대대 주임원사). 이들은 4년 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당시 작전을 수행한 전투영웅 8인이다.

두 다리가 잘려나가는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초인적인 투혼을 발휘해 위기상황을 극복한 하재헌 중사가 전역과 함께 인생 2막의 힘찬 출발을 위해 31일 임진각 '평화의 발' 앞에 섰다. 임진각 '평화의 발’은 김정원 중사와 하재헌 중사의 부상 입은 발을 형상화해 2015년 12월 만들어진 조형물이다. 1사단 수색대대 장병들의 전공을 기리고, 평화통일을 소원하는 장병과 국민의 염원을 담아 제작됐다.

육군1사단은 이날 전투영웅 8인의 소속부대인 수색대대에서 하 중사의 전역식을 거행하고 임진각 '평화의 발' 조형물 앞에서 기념행사를 열였다. 박정환(소장) 사단장 주관으로 열릴 이날 행사는 당시 작전팀원들과 가족·친지, 부대 후원기업인 LG화학·효성그룹 임원진, 수색대대 장병 등 150여 명이 참석해 하 중사의 전역과 더 큰 인생항로의 출발을 축하했다.

하재헌 중사는 2014년 4월에 임관해 7월 1사단 수색대대에 전입, 정찰·의무관으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2015년 8월 두 다리를 잃는 부상을 당한 후 그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장애인 국가대표 조정 선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전국체전, 아시안컵 등 5개 국·내외 대회에 참가해 4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거머쥐는 등 운동선수로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하 중사는 고심 끝에 군인의 신분을 내려놓고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국가대표 조정 선수로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당시 하 중사가 소속된 1사단의 상급부대인 1군단의 군단장이었던 김용우 현(現) 육군참모총장은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도 하 중사와 8명의 수색팀이 보여준 위국헌신의 모습은 육군 전 장병에게 '강한 전사(Warrior)'의 귀감이 됐다"며, "불굴의 의지와 강한 군인정신을 바탕으로 부상을 극복하고, 장애인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하 중사는 장병과 국민에게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고 서신을 보내 전역을 축하했다.

하 중사는 "고향 같은 1사단 수색대대로 복귀해 전역식을 하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며,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응원과 격려 덕분이었다. 군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패럴림픽 조정 금메달리스트 하재헌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임진각에는 '평화의 발' 하재헌 중사의 새로운 출발을 기념하기 위해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현대 음악으로 편곡한 곡 '뉴 월드(New World)'가 1사단 군악대의 연주가 울려 퍼지면서 하 중사의 인생 2막에 역동적인 기운을 불어넣으며 전역식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계룡=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