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발생에 이어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구제역이 첫 발생한 경기도 안성과 충청지역은 거리가 가까워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어제 충북 충주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충북 청주 미호천에서 AI항원이 나왔다. 민족의 대이동 설 명절을 코앞에 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구제역 위기경보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한 건 사안이 그만큼 위중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도 안성의 젖소 농장과 관련이 있는 충남 역학농가는 56곳, 충북의 역학농가는 8곳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제역이 걸린 곳에 드나들었던 사료운반 차량이나 가축운반 차량, 수의사 등이 다녀간 곳은 역학농가로 분류된다. 이들 농가는 감염의 위험이 있어 구제역 잠복기(14일)가 끝날 때까지 이동제한 명령이 내려진다. 이 기간 동안 차량, 가축, 분뇨 등을 외부에 반출할 수 없다.

충주의 한우농가에서 어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데 이어 충북의 대표적 철새 도래지인 미호천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AI항원이 검출됐다. 지난 28일과 29일 경기도 안성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첫 의심 사례로 충북도는 이 농장에 긴급 살처분을 지시했다. AI항원의 고병원성 여부는 다음 주초에나 나온다. 이 지역에는 닭 37만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구제역 백신접종을 제 때해야 한다. 예찰활동 강화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2016년 충남에서 구제역이 창궐해 우제류 2만여 마리가 살처분되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철저한 방역만이 이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심하다 싶을 만큼 방역망을 촘촘히 짜야한다. 내일부터 5일간의 긴 명절연휴가 시작된다. 사람의 이동이 많다보면 자칫 방역망이 뚫릴 소지가 있다. 그러고 보면 명절연휴 기간이 방역의 최대고비라 할 수 있다. 가축농가는 방역 매뉴얼을 완벽히 준수하고, 시민들은 전염병 지역의 왕래를 자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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