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방송의 드라마가 세간의 화제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내용이다. 대학입시를 지금까지 30여년간 지도한 교사의 입장에서 처음엔 허무맹랑한 얘기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원하는 대학에 자녀를 보내고 싶은 학부모의 입장으로 보면 상당히 공감이 될 것이다.
이 드라마로 인해 학생부종합전형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더욱 부각되기도 한다. 실제 고등학교 자녀를 둔 친구들이나 대입전문가 심지어 입시를 지도하는 교사들도 매우 상반된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교육제도나 대학입시를 떠나 한 개인의 가치와 존재의미가 가장 중요한 사회는 집단과 전통적 가치보다 훨씬 더 많은 다양한 관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사회가 급속히 이런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변화를 해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대입제도의 공정성과 형평성, 교육의 거시적 측면에서 해야 할 고등학교 교육은 무엇인가? 대입과 관계된 고등학교교육의 당면과제를 제도측면과 교사측면, 학부모 입장에서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고등학교는 2015 개정교육과정 취지의 창의 융합적인 인재양성, 고교학점제, 거점학교, 중점학교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런 취지에 맞는 고민을 통해 수업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과정의 다양화와 특성화로 학교차원의 인재양성이 획일적인 교육과정으로는 한계가 있다. 학생선발의 평준화 방식과 고교교육과정의 획일화는 전혀 다른 차원이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공동교육과정이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권 보장을 하도록 하되 기초, 심화가 연계되고 수업의 질이 담보되어야 한다. 고교학점제등으로 단위학교에서 할 수 없는 과목선택이 교육청차원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은 물론 고등학교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과목이 무엇인지 논의가 되어야 한다.
셋째,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학교의 적극적 안내가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면 정작 학생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모른다. 막연히 맡기면 안 된다. 학생들이 방치되지 않고 학교차원이나 교사차원의 학생들에 대한 자기주도학습능력신장이 이뤄지도록 세밀한 관심과 배려가 더욱 필요하다.
넷째, 학부모는 자녀가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과정을 존중하는 인내가 필요하며, 적절한 개입시기와 방법에 대해 꾸준한 관찰과 전략이 있어야 한다. 라면을 끓일 때 옆에서 보면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만, 다른 일을 하다 보면 라면 물이 잠깐 사이에 끓어 넘치는 경험을 한다. 한 자녀를 3년 동안 한 목표를 가지고 모든 과정을 지켜본다는 것은 거의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염두 하면, 고민과정은 성장과 변화의 매우 중요한 진행이므로 충분히 고민하도록 지켜보고 배려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교사와 학부모간 자녀의 진로진학이 학생의 꿈과 소질, 잠재력등이 성장하도록 서로 믿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입은 진로진학의 차원이며 진로진학도 교육적 성장이 전제하에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입시는 지름길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선발방식에 따른 학생들의 성향에 맞는 전형을 택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목표를 너무 구체적으로 잡아 놓고 학생을 입시유형에 맞춘다면 이는 틀에 맞는 형태를 강조하여 부작용이 크게 나타난다. 학생의 성장과정의 변화를 존중하고 어떤 경우에도 자존감을 떨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소중함을 알고 문제를 인식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