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

[충청투데이] 유럽 도시를 가보면 우리나라와 다르게 일반 차량과 섞여 도로 위를 운행하는 '트램'이 눈에 들어온다. 트램은 승차를 위해 지하를 내려가거나 고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도로 위에서 바로 탈수 있다.

노약자나 유모차를 동반한 승객도 편하게 타고 내린다. 또한 그 도시만의 특색을 갖고 외형을 제작한다. 현지인들은 "시민의 자부심이자 도시를 상징하는 교통수단"이라고 말한다. 그런 트램이 대전에 생긴다. 

지난 1월 29일 정부 발표로 대전의 도시철도 2호선(트램)사업 추진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20여 년간 끌어왔던 숙원 사업 해결의 환호와 기쁨은 마음속에 간직하고, 이제는 우리의 꿈을 실천할 때다.

대전시는 트램 건설을 단순히 교통수단 하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편리함과 도시의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트램이 건설되면 대전의 교통은 어떻게 변할까? 시민과 함께 만들어갈 우리의 미래를 미리 만나보자.

우선, 간선 철도망 3개 노선이 구축된다. 1호선(반석~판암), 3호선 기능의 충청권 광역철도(계룡~신탄진)가 X축을 형성한다. 용두역(1?3호선 환승역)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노선이므로 방사형(放射形) 노선이라 부를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예타 면제사업으로 확정된 2호선이 1호선과 3호선(충청권 광역철도)을 연결하며 대전을 한 바퀴 도는 순환선이다. 이렇게 중심과 거점 지역들을 연결하는 '방사순환형' 철도망을 갖게 된다.

둘째, 시내버스가 시내 구석구석을 연결하게 돼 접근성이 좋아진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교통의 최종 목표이기에 접근성이 중요하다. 2호선(순환선) 완공시기(2025년)에 맞춰 전면적인 시내버스 노선 개편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때 2호선(순환선)과 중복되는 기존 노선버스는 틈새지역, 오지지역에 투입된다. 그러면 시내버스 부족으로 배차간격이 길어서 불편했던 지역의 교통여건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셋째,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행로를 촘촘하게 연결할 수 있다. 트램을 비롯한 대중교통 정류장 주변에 자전거 거치대를 설치, 자전거를 대중교통의 중요한 연계 교통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공영자전거 타슈도 대중교통과 환승요금을 적용할 예정이다. 그리고 대중교통 정류장으로 연결되는 자전거도로와 보도를 정비해 정류장으로의 접근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넷째, 환승이 편리해진다. 도시철도와 시내버스가 교차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거점 지역에는 환승센터나 환승시설이 설치된다. 그리고 대전광역시 빅데이터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교통정보를 활용하면 정류장 위치와 탈것의 도착시간, 환승방법을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다섯째, 교통문화 선진화로 안전한 도시가 된다. 나라별 문화는 비교할 수 없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교통문화는 나라별로 도시별로 비교가 가능하므로 그 도시의 얼굴로 볼 수 있다. 

대부분 비슷한 수단(자동차, 자전거, 시설 등)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트램 정류장은 도로 중앙에 위치한다. 자동차와 사람이 안전하게 공존하려면 자동차 운전자는 속도를 낮춰야 된다. 간혹 법규를 위반한 보행자가 있어도 배려하고 양보해야 한다. 보행자는 교통 법규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승용차 대신에 편리하고 촘촘해진 공공교통 수단을 많이 이용하게 될 것이다.

'트램'과 함께 도시 혁신도 시작됐다.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우리가 가고자하는 대전은 승용차가 원활하게 움직이는 도시가 아니다. 공공교통이 중심에 있는 도시다. 대전시는 지속적으로 공공교통 인프라를 확충해나갈 것이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상상하는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한 도시를 꿈꿀 수 있다. 우리가 만들어낼 도시, 그 도시가 만들어낼 사람의 모습이 기대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