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 김보라-김혜윤 필두로 '황후의 품격' 오아린까지

징검다리 아닌 '메인'…드라마 장악한 아역들

'SKY캐슬' 김보라-김혜윤 필두로 '황후의 품격' 오아린까지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주인공 전사(前事) 등 본격적인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징검다리 성격으로 등장한 아역 배우들이 최근 극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시청률 23%(닐슨코리아 유료가구)를 넘기며 비지상파 프로그램 역사를 새로 쓴 JTBC 금토극 'SKY 캐슬'은 아역들이 어느 정도까지 '메인'이 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 작품이다.


특히 'SKY 캐슬' 속 혜나(김보라 분)와 예서(김혜윤)는 이야기와 이야기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캐릭터 그 자체로 극 중심이 된 인물이다.

혜나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늘 밝고 바른 아이'라는 아역 스테레오 타입에서 완전히 벗어난 캐릭터다. 산전수전 겪으며 영특함과 영악함을 넘나드는 그는 한서진(염정아)-강준상(정준호) 부부와 그의 딸 예서의 가정을 뿌리부터 흔들만큼 강력한 힘을 보여줬다.


예서 역시 서진이 입시 코디 김주영(김서형)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마지막으로 유출된 문제지를 받아든 서진이 유혹의 고리를 끊은 것은 다름 아닌 예서가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늘 서울의대밖에 몰랐던 예서도 동의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는 장면은 클라이맥스였다.

성인 배우들 부럽지 않은 존재감을 자랑한 덕분에 김보라와 김혜윤은 드라마가 끝나기도 전에 '꽃길'을 예약했다.

김보라(23)는 라이프타임 웹드라마 '귀신데렐라' 주연으로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소속사 없이 홀로 활동하던 김혜윤(22)은 김보라가 속한 싸이더스HQ에 새 둥지를 틀며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두 사람이 아역 연기를 했지만 20대 초반이라는 점에서 아역과 성인 역을 오가는 다양한 연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예서 동생 예빈을 연기한 이지원(12)도 작품이 끝나기도 전에 tvN 주말극 '로맨스는 별책부록' 출연을 예고하며 언니들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시청률 15%를 넘나들며 수목극 1위를 달리는 SBS TV '황후의 품격' 속 아리공주 역 오아린(7) 역시 작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황후의 품격'은 김순옥 작가 특유의 시원시원하면서도 군데군데 답답한 전개가 특징이지만, 아리공주가 등장해 사이다처럼 시원한 발언을 쏟아낼 때마다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준다.


친모이자 유모인 서강희가 그를 여황제로 만들기 위해 '이기주의자'로 교육했지만, 황후 오써니(장나라)가 등장하면서 아리공주의 인성교육을 바로잡는다. 황후에게 종아리를 맞으면서도 써니 만을 따르고, 그의 가르침에 부응하려 하는 아리공주는 최근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써니가 곤경에 처할 때마다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은 덤이다.

이렇듯 최근 드라마에서 아역배우들이 극 중심에 자리 잡게 된 것은 드라마 시청자층의 확장과 콘텐츠의 다원화 덕분이다.

공교롭게도 김보라, 김혜윤, 오아린이 모두 소속된 싸이더스HQ 관계자는 29일 "예전에는 이야기를 끌어가기 전 서까래를 푸는 정도로만 아역들이 역할했지만 시대와 트렌드가 바뀌면서 중심에 많이 서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과거에는 부모 세대 등에만 초점을 맞춰서 콘텐츠를 제작했지만 최근에는 콘텐츠 소비 타깃이 넓어지면서 10~20대 시점에서도 캐릭터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그러다 보니 나이와 관계없이 다양한 인물을 큰 비중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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