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소운동, 집중력·기억력 개선할수도

▲ 도움말=김희영 대전우리병원 뇌신경센터 소장 신경과 전문의
[충청투데이 김일순 기자]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00년 7.2%로 '고령화사회'에, 2017년 8월에 14%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나이가 들수록 대부분의 질환은 발생과 이환이 증가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질환 중의 하나가 치매다. 

많은 국가에서 치매질환에 대해 빠른 시기에 진단을 받고 이 질환에 걸린 후에도 일생의 남은 기간 적절한 치료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적 계획과 투자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그러한 국가들 중 하나이다.

치매의 조기 진단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최근에 관심을 받고 있는 개념이 ‘경도인지장애’다. 경도인지장애란 인지기능장애는 있으나 사회적, 직업적으로 기능 손상이 없어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경도인지장애는 객관적인 인지기능평가를 시행 시 같은 연령과 교육수준에 비해 인지기능이 유의한 수준 이하로 저하되어 있으나, 일상생활능력과 사회적인 역할수행이 가능하므로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단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에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를 비교적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단계며 치료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경도인지장애는 크게 기억상실형과 비기억상실형으로 분류한다. 기억상실형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만, 비기억상실형은 전두측두엽치매나 혈관치매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 경도인지장애는 진단명이 아닌 이질적인 임상양상과 다양한 원인질환을 포함하는 증후군이다. 

따라서 진단의 첫 번째 단계로 경도인지장애증후군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병력청취에서 환자 자식이나 가족이 인지기능장애를 호소하고, 신경심리검사에서 인지기능장애가 있고, 전반적인 일상생활능력에는 뚜렷한 장애가 없어야 한다. 이와 같은 사실이 확인되면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질환이 무엇인지를 규명해야 한다. 경도인지장애로 의심되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 정보를 포함한 병력청취와 신체진찰, 신경학적 진찰을 시행하고, 인지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우울증의 감별 및 갑상선 질환이나 대상질환에 대한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그럼 경도인지장애 환자들 중에서 어떠한 환자들이 치매로 갈 확률이 높을까? 첫째, 뇌자기공명영상에서 해마나 내측두엽의 용적감소가 심한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이행될 확률이 두 배 이상 높다. 

둘째, 양전자단층촬영(FDG-PET)에서 측두엽과 두정엽 및 후띠다발이랑에 포도당애사 감소가 동반된 환자가 정상인 환자보다 빠르게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한다. 셋째, 아포지질단백질 유전자형검사에서 아포지질단백질E ε4형 보인자가 비보인자보다 빠르게 치매로 진행한다. 넷째, 뇌척수액검사에서 베타아밀로이드가 낮고 타우단백질이 증가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하는 것을 멈출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은 없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널리 사용 중인 아세틸콜린에스터라아제 억제제를 포함하여 항산화제나 비타민E, 소염제등이 관한 임상연구 등에서 유의하게 인지기능을 개선하거나 치매로 진행을 효과적으로 지연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최근에는 비약물치료 중 인지중재치료가 인지기능 호전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고 유산소운동이 집중력, 전두엽수행기능과 기억력을 다소 개선한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철저한 혈관위험인자 조절과 적절한 항혈전제 복용이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면서 인지기능장애 지연에도 도움이 된다. 경도인지장애는 아직도 확립된 개념이 아니라 진화하는 개념으로 치매로 진행할 위험성의 예측이나 적절한 진단 및 치료방법의 개발을 위해 현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더 효과적인 진단 및 치료방법이 나올 것을 기대해본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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