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식품 물가 껑충, 최저임금·임대료 상승 영향
커피·피자·햄버거 줄인상, 저가 컨셉 브랜드 사라져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 회사원인 김모(28·여) 씨는 점심을 먹고 나면 직장 동료들과 프랜차이즈 전문점에서 마시던 커피를 올해부터 인스턴트커피로 대체했다. 김 씨와 동료들이 자주 찾던 저렴한 가격과 대용량의 콘셉트인 커피 프랜차이즈가 올해 들어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프랜차이즈를 주로 찾아다녔는데 올해 들어 가격이 올랐다"며 "적은 비용이지만 고정적으로 지출하다 보니 부담스러워서 사무실에 비치된 인스턴트커피를 마시기로 했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소비자를 겨냥하던 저가 상품들이 잇달아 가격을 올리면서 서민의 주머니는 더 얇아지고 있다. 치솟는 최저임금과 임대료, 물가가 상품 가격에 반영된 결과로 가격이 저렴한 상품일수록 조금만 올려도 인상률이 급등하는 경향이 있어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착한 가격' 콘셉트에 맞춰 가격 인상을 억제해왔던 저가 프랜차이즈들이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착한 가격 커피의 대명사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총 70개 음료 메뉴 중 14개 품목의 판매가를 평균 10% 올렸다. 커피 가격 인상은 2014년 10월 이후 4년 1개월 만으로, 이디야커피에서 이제 2000원짜리 메뉴는 찾아볼 수 없다.

대표 커피 프랜차이즈가 가격을 올리면서 가격 인상을 망설였던 브랜드 전반에도 영향을 끼쳐 가격 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용량과 합리적인 가격 콘셉트의 커피 프랜차이즈 우주라이크 커피도 지난 1일 음료 19개 품목과 디저트 제품 판매 가격을 인상했다.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던 더 벤티도 새해부터 가격을 1800원으로 20%나 올렸다. 가격 인상으로 더벤티에서 판매하는 2000원 초반대 메뉴는 모두 사라졌다.

외식업계도 물가 인상 움직임에 편승하고 있다. 라지 사이즈 피자를 5000원에 판매해 인기를 얻었던 피자 프랜차이즈 피자스쿨도 지난 1일부터 모든 피자의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김밥천국은 가맹점 자체적으로 주요 메뉴의 가격을 500원씩 올렸고, 큰맘할매순대국과 홍콩반점도 가격을 인상했다. 대표적인 서민 간식 중 하나인 햄버거도 최근 가격이 올랐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데리버거 단품의 가격을 2000원에서 2300원으로, 클래식치즈버거의 가격은 4000원에서 4200원으로 올렸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통계청이 발표한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먹거리와 관련한 물가 상승률은 전체 물가 상승률인 1.5%의 2배를 웃돌았다. 

지역 경제업계 관계자는 “커피뿐만이 아니라 저가를 콘셉트로 내세웠던 다양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일제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점차 저가 콘셉트의 브랜드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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