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대전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대전문학관이 지난해 11월 문을 연 ‘기획전시 해방기 대전문학 소개전’에 ‘조선어학회’에서 발간한 문학자료 ‘조선어 표준말 모음’이 포함 돼 있어 눈길을 끈다. 

‘조선어학회’는 1921년 우리말과 글을 연구하고자 조직됐으며 일제강점기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올바른 한글 사용을 위한 맞춤법 통일안을 마련하는 데 큰 힘을 기울였던 단체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사전인 ‘조선말 큰사전’(1957)을 발행했는데 완전한 사전을 만들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우리나라의 여러 어휘 중 표준어를 삼는 일을 우선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조선어 표준말 모음’(1936)이다.

이 책은 당시 표준어 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9412개의 어휘 중 6111개의 어휘를 표준어로 수록하고 있으며 ‘조선어학회’는 표준어 선정을 위해 ‘조선어 표준어 사정위원회’를 조직하고 어휘 하나하나를 조사하며 3년 동안 125회의 독회를 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책이 처음 발행된 것은 1936년이며 현재 대전문학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것은 1945년 해방 직후에 재간행한 것으로 해방기의 대전문학 자료를 공개하면서 같은 시기에 한국문단에서 발행된 자료를 소개하기 위해 전시한 것이다.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자 했던 ‘조선어학회’의 이야기는 최근 영화 <말모이>에서 까막눈 김판수(유해진 분)가 ‘조선어학회’대표 류정환(윤계상 분)을 만나 전국의 말을 모아 표준어를 찾으며 국어사전을 만드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소개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대전문학관의 ‘해방기 대전문학 소개전’은 내달 28일까지 열린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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