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서 코믹 도전…"무명에서 주연으로, 고향 친구들이 좋아해"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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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규 "사람 찌르는 조폭이 아니라 유쾌한 역할이라 끌렸죠"

'극한직업'서 코믹 도전…"무명에서 주연으로, 고향 친구들이 좋아해"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불과 1년여 년 전만 해도 무명 배우였다. 작은 배역이라도 따내기 위해 숱한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오디션을 보지 않고도 역할 제안을 받을 수 날만을 꿈꿨다. 까마득히 멀게만 느껴졌던 꿈은 현실이 됐다. 영화 '극한직업'에서 주연으로 이름을 올린 배우 진선규(42) 이야기다.

그와 함께 일해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너무 착하고,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그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 작품은 2017년 여름 개봉한 '범죄도시'였다.

삭발한 머리에 날카로운 눈빛으로 무자비하게 도끼를 휘두르던 조폭 위성락 역할로 존재감을 각인했다. "그 영화를 찍을 당시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이 저를 슬금슬금 피했어요. 제가 배우인지도 몰랐을 거예요."

17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진선규는 그때를 떠올리며 웃었다.

그의 15년 연기 인생은 '범죄도시' 전과 후로 나뉜다. 생애 처음으로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받으며 쏟아낸 눈물의 수상소감은 그의 이름 석 자를 대중에 각인했다. 그 이후 CF도 찍었고, 벌이도 많이 나아졌다.

"우리 가족이 부족하지 않게 먹을 수 있고, 연극을 하는 후배들 10명쯤 모여도 술 사줄 정도는 됩니다. 예전에는 후배들이 저를 사줬거든요. 후배들은 지금도 '제가 산다'고 하면 안주는 안 시키고 술만 먹습니다. 돈 많이 나올까 봐요. 하하"

'1년 전과 위상이 달라진 것을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바뀐 게 없는데, 경남 진해에 있는 고향 친구들과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신다"며 쑥스러운 듯 말했다.

코믹수사극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은 청룡영화상 수상 이후 그에게 처음 들어온 작품이다. 오디션을 보지 않고 캐스팅된 것도, 주연을 맡은 것도, 포스터에 얼굴이 등장한 것도, 코미디 영화에 도전한 것도 모두 처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이 작품을 두 번째 대표작으로 꼽았다.

"'범죄도시'와 정반대되는 이미지라 꼭 해보고 싶었어요. 사람을 찌르고, 베고 때리는 것보다 유쾌한 역할이 제 정서에도 맞고 끌렸습니다."

범죄조직을 잡으려 치킨집을 위장 창업하는 마약반 형사들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사고뭉치 마형사. 수원 왕갈비 집 아들로, 갈비 양념을 응용해 그가 선보인 갈비 맛 치킨이 대박을 터뜨리며 수사에 파란을 일으킨다.

그는 "함께 출연한 류승룡, 이하늬, 공명, 이동휘 5명 호흡이 너무 좋았다"면서 "다들 자신을 돋보이려 하기보다 상대방 연기를 받아준 덕분에 제 배역도 살아났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다 보니 배우들끼리 정도 들었다.

"예전에는 2회차, 3회차 촬영만 하다 보니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적었죠. '준비해온 연기를 틀리지 말아야지' 하면서 긴장도 많이 했고요. 회식에 가도 이름도 잘 모르고, 쭈뼛쭈뼛했죠. 지금은 같은 한 팀 일원이 된다는 것이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진선규는 극 중 범죄 수사보다 양념 통닭을 만드는데 더 심혈을 기울인다. 이를 위해 요리학원에서 칼질부터 닭 뼈를 발라내는 법 등을 배웠다. 그는 "지금도 지글지글 끓는 기름만 있다면 통닭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둥글고 뭉툭한 코 등 개성 있는 그의 외모는 영화 속에서 농담과 웃음 소재로 사용된다. 그는 "제 얼굴이 '혹성탈출' 속 시저를 닮은 것 같다"며 "너무 못생겨서 관객이 영화에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될까 걱정했다"며 웃었다.

동료 형사로 나오는 이하늬와는 키스신도 찍었다. 진선규는 이하늬의 연인 윤계상과 친한 선후배 사이다. "계상이에게 키스신이 있다고 미리 귀띔했더니 '형, 괜찮아'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런데 말이 키스신이지 액션신처럼 찍었습니다."

진선규는 올해만 4편 영화를 선보인다. 이달 23일 개봉하는 '극한직업'을 시작으로 스님 역으로 출연한 '사바하', 서예지와 호흡을 맞춘 공포영화 '암전' ,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 신작 '롱리브더킹' 등이 대기 중이다.

그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아내의 공이 컸다고 했다. 아내 박보경도 배우다. "제 아내는 요즘 오디션을 보러 다녀요. 육아를 하느라 7년 가까이 연기 활동을 못 했어요. 아이들이 어릴 때는 엄마가 필요하다는 확고한 생각을 지녔죠. 그러면서 저를 7년 동안 응원해줬어요. 아내가 응원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서 너무 기쁩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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