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24>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
10년 키운 아들…친자 아닌 것으로 판명, 두 번째 결혼도 실패…다섯 남매 뿔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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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2편>10년간 키운 아들이 친자식이 아니라니…

출생의 비밀은 흔한 아침드라마에서나 있는 일인 줄만 알았다.

말도 안되는 막장 드라마의 소재가 내 이야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철없던 스물 두살의 김정식(42·가명) 씨는 아직도 그 때 그 일이 생생하다. 

하룻밤 불나방 같은 사고로 김 씨는 지금의 장남 성진(20·가명)이를 낳게 됐다.

성진이 엄마는 아이만 낳고 집을 나가 버렸고 김 씨는 갖은 고생을 다하며 홀로 성진이를 키웠다.

성진이가 세살 무렵 쯤 지금은 이혼했지만 전부인을 만났다.

딸 둘에 아들 둘을 낳고, 성진이와는 이복남매가 됐다.

그렇게 성진이가 중학생 되던 해 전부인은 진지하게 김 씨를 붙잡고 이야기했다.

‘성진이 당신 아이 확실히 맞냐’며 미심쩍은 부분이 한 둘이 아니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생김새며, 성격이며 성진이가 김 씨와 닮은 구석이 한 곳도 없다는 것이다.

김 씨는 고민을 거듭하다 친자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성진이는 김 씨의 친 아들이 아닌 것이 밝혀졌다.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10년이 넘게 자신의 아들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키웠는데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었다니…

김 씨는 당시의 배신감과 허탈함, 그리고 그 상실감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왜 내게 일어난 것인지 신을 탓하는 것 외에는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몇날 며칠을 사람이 아닌 몰골로 보내다 성진이가 눈에 들어왔다.

이 아이는 무슨 죄가 있어 이렇게 태어났을까. 측은지심이 몰려왔다.

김 씨는 결심했다. 성진이를 끝까지 책임지고 품기로.

비록 친자식은 아니지만 기른 정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김 씨의 이런 마음도 현실 앞에 곧 무너졌다.

아내는 외도로 인해 또 다시 어린 다섯 남매를 놔두고 집을 나갔고 이혼 절차를 밟게 됐다.

아이들을 혼자서 도무지 다 키울수 없었던 김 씨는 성진이를 서울의 친할머니댁으로 보냈고, 막내 성연(7·가명)이와 예리(9·가명)는 고아시설로 가게됐다.

그렇게 김 씨는 아이들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밤낮 없이 일만 했다.

건설 현장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해 지금은 배달일 밖에 할 수 없는 상태다.

김 씨는 “죽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없다. 내가 인생을 잘못 산건 아닌지 자꾸만 회한이 든다”고 눈물을 흘렸다. <25일 3편 계속>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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