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찾아오는 위협‘뇌종양’
뇌내시경, 흉터없이 콧구멍 통해 종양 조직 제거
女 무월경·男 성욕감퇴…뇌하수체종양 의심해봐야
약물치료에도 종양 크기 증가땐 수술 시행 불가피

▲ 도움말=오혁진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신경외과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뇌종양은 두개골 내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말한다. 항암약물치료, 방사선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에 한계가 있는 뇌종양은 수술로써 종양이 얼마나 잘 제거되느냐가 치료의 핵심이다.

◆뇌내시경 수술=뇌종양 뇌내시경 수술은 외부에 상처를 내지 않고 환자의 콧구멍을 통해 내시경과 미세 수술 기구를 이용해 종양 조직을 제거하는 최신 수술법이다. 주로 뇌하수체종양, 두개인두종, 척삭종, 뇌수막종 등과 같은 머리 밑바닥의 뇌 인접 부위에 발생하는 종양 제거에 활용된다. 기존에는 머리뼈를 여는 개두술을 시행하거나, 코에 현미경을 삽입 후 수술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시야가 좁고 코 속의 구조물에 손상을 주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뇌내시경 수술은 머리를 열지 않고, 현미경보다 크기가 작아 시야확보에 탁월해 환자들에게 안전하고 세밀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머리열지 않는 뇌종양 제거술=뇌종양 중 우리나라에서 3번째 발생 빈도를 차지하는 뇌하수체종양은 뇌내시경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뇌하수체는 간뇌의 시상하부 아래쪽에 매달려 있는 내분비 기관 중 하나다. 지름은 약 1㎝, 무게는 0.5g 정도이며, 여러가지 호르몬들을 분비하는 기능을 하는 내분비 기관이다. 뇌하수체종양은 이곳에 발생하는 종양을 말한다. 뇌하수체는 크게 2부분으로 나뉜다. 앞쪽의 전엽에서 성장, 유즙분비, 갑상선 자극, 부신피질, 성선자극호르몬이 분비되며, 뒤쪽의 후엽에서 자궁 수축 호르몬, 항이뇨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곳에 종양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 각 호르몬들이 과다 분비되며 각각의 호르몬에 맞춰 증상이 나타난다. 또 단순히 비기능성으로 크기만 커지는 경우 주변 신경로를 압박하거나 두통, 안구 운동, 시야 장애 등의 뇌신경 장애 증상을 발현한다.

◆호르몬 기능이상! 뇌종양?=뇌하수체종양으로 인한 대부분 환자들은 호르몬 기능에 이상이 생겨 내과 또는 산부인과 등을 방문하거나 시야장애를 호소하며 안과 등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기능성 뇌하수체종양의 대표적 증상은 유즙분비 호르몬, 성장호르몬, 부신피질호르몬 등의 과다 분비로 발생하게 된다. ‘유즙분비 호르몬(프로락틴) 분비 선종’은 뇌하수체 선종 중에서 가장 흔하다. 전체 뇌하수체 선종의 약 40%를 차지하는 양성종양이다. 여성은 무월경과 다량의 유즙분비를, 남성은 성욕감퇴와 시력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 ‘성장호르몬 분비 선종’은 얼굴 모양이 변하고, 손발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특징이 있으며 뇌하수체종양의 20%를 차지한다. 주로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성 등 심혈관 질환이 있는 중년에게서 나타난다. ‘부신피질호르몬 분비 선종’은 비만, 고혈압, 당뇨, 조모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뇌하수체종양의 4~5%를 차지한다. ‘비기능성 뇌하수체 선종’은 두통과 시력저하 등으로 뇌하수체종양의 30~40%를 차지한다. 초기에는 호르몬에 의한 증상이 거의 없으나, 종양이 커지면서 시신경 압박으로 인한 시야결손 및 시력저하 증상을 보이며 수두증, 뇌하수체 기능 부전 등을 동반하게 된다.

◆CT, MRI로 뇌종양 진단=뇌종양은 호르몬의 증가를 통해 확인한다. 기본적인 호르몬 검사는 외래에서 시행하지만 진단을 위한 정밀 검사는 입원해서 진행된다. 기본적인 검사 및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 다양한 검사 장비를 활용해 뇌하수체종양을 진단할 수 있다. 고해상도 ‘3D 전산화 단층 촬영(CT)’은 뇌하수체종양 진단에 매우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양의 크기와 주변 두개골과의 관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자기공명영상 촬영(MRI)’은 임상에 소개된 이후 뇌종양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법이 됐다. ‘터어키안 자기공명영상촬영(Sella dynamic MR)’은 종양의 크기와 확장 정도, 주변의 침습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직경 1㎝ 미만의 미세 종양도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종류에 따라 치료법 달라져=뇌하수체종양의 기본적인 치료원칙은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다. ‘유즙분비 호르몬 분비 선종’의 경우 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할 수 있다. 1㎝ 미만의 미세선종은 여성 환자가 임신을 원할 때, 규칙적인 월경을 원할 때, 성욕 감소, 유류증이 심할 때, 골다공증의 위험이 있을 때 치료한다. 남성 환자는 성욕 감소, 불임의 원인이 될 때 치료를 하게 된다. 약물치료에도 종양 크기가 증가하거나, 시야 장애가 지속되거나, 약물 부작용이 있으면 수술이 고려된다. ‘성장호르몬 분비 선종’과 ‘부신피질호르몬 분비 선종’의 경우 수술을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수술을 할 수 없거나, 수술 이후 재발 또는 잔존 종양이 있는 경우에는 약물치료나 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 ‘비기능성 뇌하수체 선종’의 경우 미세선종이나 시야 장애의 위험이 없는 거대선종은 치료 없이 관찰할 수 있다. 종양 크기나 매우 크거나 두통, 시야 장애 증상을 일으키는 거대선종은 수술을 시행한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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