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충북도교육감
4차산업혁명 맞춰 교육혁신 필요, 학생 저마다 개성 살린 교육 중점
초록학교 올해 40개교 확대 운영, 사람·자연 공존 자연스럽게 익혀
전국최초 놀이교육지원센터 계획, 명문고는 ‘캠퍼스형’ 방안이 최선

[충청투데이 임용우 기자] 충북도교육청의 올해 사자성어는 '앵행도리(櫻杏桃梨)'이다. '앵두나무, 살구꽃, 복숭아꽃, 배꽃은 비슷해 보이지만 피는 시기도, 열매도 다르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자기성장의 원리에 따라 자라고 열매 맺는 교육생태관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다. 학생들마다 차이를 인정하고 맞는 학습법을 통해 앞길을 열어주겠다는 교육 철학을 담았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의 기해년(己亥年) 설계와 비전 등을 들어봤다.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도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란다. 충북교육은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난해는 국민여론이 우리교육의 공공성과 신뢰성을 되묻는 해였다고 생각한다. 교육부문에서 국민들의 실망과 피로감이 매우 컸음을 느꼈다. 하지만 교육적폐 청산이나 반부패, 공정성 강화의 노력들이 시대착오적 교육체제를 대안으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본다. 교육부가 꾸준히 추구해 온 역량중심교육과정은 거스를 수 없는 세계교육의 패러다임을 반영하겠다.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협업능력, 의사소통능력 등 품성역량을 우선 선발 기준으로 삼고 있는만큼 기성세대가 겪은 과거의 경험이나 당장의 현상에서 찾지 말고 세계 각국이나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미래상을 통해 찾도록 하겠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이 시대의 화두로 미래를 준비하는 미래교육은 기존의 교육방식이 아닌 미래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혁명적인 교육으로 변화돼야 한다. 새해에는 충북교육이 더욱 믿음직스럽게 그 길을 앞서 열어갈 것이니 지켜봐달라.”

-지난해 충북도교육청의 주요 성과는.

“자랑하고 싶은 성과가 너무 많다. 그중 최고는 교육혁신으로 생각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성공적 안착돼 학생중심 충북교육이 실현됐다. 4차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미래역량이 함양되고 학생들의 융복합적 사고력이 향상되고 있다. 실제 충북의 아이들이 전국 단위 과학, 발명, 정보, 토론, 문화, 예술 관련 대회에서 융복합적 사고력을 발휘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입증하고 있다. 교육부가 실시한 교육수요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5년 연속으로 학부모 만족도 전국 최상위를 차지했다. 또 안전망 구축을 통해 건강하고 평화로운 학교생활을 지원한 것도 큰 성과다. 마음건강증진센터를 가동해 전문의 상담 420여 건과 심층심리평가 780여 건이 진행되는 등 학생 자살예방과 정신건강 증진에 노력했다. 2018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전국 최우수 교육청 선정된 것은 안전망 구축의 대표적 예다. 교실 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6008학급에 공기청정기도 설치했다. 학교폭력 예방·근절에 노력하고 인성교육도 강화했다. 여기에는 5047명의 다문화 학생과 94명의 탈북학생이 참여했다. 행복교육지구의 안착도 빼놓을 수 없다. 돌봄기능 강화와 교육복지의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 초록학교도 교육적 성과를 내고 있다. 학교숲 확대 조성으로 생명존중의 자연친화적 환경 구축한 것이다.”

-올해 교육정책 추진방향은.

“올해는 현장 중심 교육 행정 체제를 구축하겠다. 교육자치와 학교민주주의 강화, 혁신교육의 심화, 교육거버넌스 확대를 통해 미래사회 변화에 대비하는 교육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자치와 학교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학생중심 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교육과정 체제를 마련하고, 학교자치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 개편이 이뤄지면 본청은 정책기획을 담당하고, 직속기관은 교육실행 기능을 강화하며, 교육지원청의 학교현장 지원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지원청에 학교지원담당을 신설하고 학교지원 시스템을 마련해 교사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문화를 만들도록 하겠다. 고교 수업료와 학교 운영지원비 전액 면제를 추진하겠다. 학부모 부담을 경감하고 교육기회의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고교의무교육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교 무상교육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로드맵을 적극적으로 따라갈 방침이다. 고교 교육이 수업료를 면제해주는 수준의 무상교육이 아니라 교육 활동을 모두 정부가 책임지는 의무교육이 돼야 한다. 또한 학교민주주의 안착을 위해 학교가 자치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학교경영의 민주화를 토대로 모두가 주인이 되는 민주학교에서 교육 주체들이 민주시민역량을 함양하도록 할 방침이다. 행복씨앗학교 2.0으로 질적 내실화 정책을 통해 혁신교육을 심화하도록 하겠다. 혁신교육을 심화하는 것은 동등한 교육기회 실현과 협력적 학교운영을 토대로 학생·학부모에게 희망을 주고 교직원이 보람을 느끼는 길이기 때문이다. 교육 거버넌스 확대도 염두에 뒀다. 관련 조례를 제정해 학교 밖 배움터 조성을 통한 온마을 학습망을 단계적 구축하겠다. 함께 만들어 가는 학교민주주의, 맞춤형 학력향상, 초록학교 만들기, 행복·감성 미래형 공간혁신이 가장 중점으로 뒀다. 이중 맞춤형 학력향상은 기초부터 미래까지 다차원적으로 지원하는 교육의 실현을 초점으로 잡았다. 우선 탄탄한 기초학력을 다지기 위해 초등 저학년 한글과 수학 책임교육을 강화하고, 복합적 요인을 고려한 맞춤형 학습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충북형 미래학력을 키우기 위해 공감, 소통, 협업하는 학교문화를 정착시키며, 학생 참여 중심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로 배움을 즐기고 따뜻한 품성을 지닌 미래인재를 양성하겠다.”

-초록학교는 무엇인가.

“초록학교는 학교 근처의 숲이나 자연환경을 이용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교육하는 학교다. 교육과정, 시설공간, 정책사업이 환경적인 방향으로 운영되는 학교로 보면 된다. 올해에는 40개의 초록학교로 확대 운영된다. 초록학교 각자 창의적 교육과정도 운영하고 공동사업도 하면서 지속가능한 초록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초록학교 컨설팅과 교원 연수, 지역 환경교육 활동 등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민·관·학 거버넌스 초록학교추진협의회도 발족됐다. 지속가능한 생태순환형 학교를 위한 행정적 지원 틀이 만들어진 것이다. 교육과 지역, 환경의 융합과 협업을 통해 초록학교를 구현해 나갈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놀이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 추진 방향은.

“장기적으로는 전국최초로 놀이교육지원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바로 설립은 어렵겠지만, 향후 면밀한 검토와 협의를 거쳐 2~3년 정도 후에 설치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놀이 교육 활성화의 허브 역할을 할 놀이교육지원센터는 학생들이 뛰고 놀 수 있는 공간과 놀이 창작소와 놀이교육자료 등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행복 키움 놀이문화 조성과 학생놀이동아리 활성화에도 힘을 기울이겠다. 창의력 증진은 물론, 협력의 중요성도 함께 길러줄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무상급식 시행 방향과 명문고 육성에 대한 생각은.

“고교무상급식은 기존 분담률을 그대로 적용해 도교육청은 식품비 24.3%와 운영·인건·시설비를 부담한다. 도교육청은 2019년 무상급식비로 1012억을 부담한다. 하지만 식품비·운영비·인건비를 포함해 총액으로 분담률을 정하는 분담방식은 항목별 변수가 생길때마다 재 협의를 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조례를 제정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분담률 등에 대해 명확한 분류도 생각해야한다. 항목별로 기관이 역할을 맡아 책임지고 부담하는 분담방식이 가장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무상급식과 명문고 육성을 교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자율형 사립고 반대 입장은 여전히 확고하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공부하는만큼 대학 입시전형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틀을 따라가면 성공할 수 없다. 명문고 모델 창출을 위해 학술·학문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권위 있는 기관에 연구용역을 맡겨서 방안을 마련하겠다. 충북도교육청이 바라보는 명문고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로 만들 계획이다. 명문고 육성은 우리가 수렴하고 반영하고 풀어야 할 교육적 과제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지자체와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명문고 육성을 위해 몇 개 학교를 모아 캠퍼스형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한 검토도 하고 있다. 정부가 지향하는 고교학점제와 부합하며 교육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서다. 청주 오송에 명문고를 설립한다면 오송고, 교원대부고, 새로 지을 학교 등을 묶어 캠퍼스형으로 묶는 것이 가장 최선책일 것이다.”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