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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새로운 교육생태계를 위한 미래학교의 모습

충청투데이 cctoday@cctoday.co.kr 2019년 01월 17일 목요일 제22면     승인시간 : 2019년 01월 16일 16시 07분
송진각 충주 칠금중학교장

90년대 이후 아이들의 의식구조는 이성보다 몸에 대한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교사와 아이들 사이에 의식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원인이 된다. 이렇듯 서로 다른 세대 간에 소통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배워야 한다. 특히 상대방의 감정을 읽어주고 숨어있는 욕구를 이해해주는 공감대화는 소통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언어이자 우리 아이들 가슴속의 유령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유일한 열쇠다.

심리학자들은 아이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해왔다. 그 중에서 우유병을 갖고 있는 철사원숭이보다 우유병이 없는 헝겊원숭이를 선호하는 새끼 원숭이 실험은 따뜻한 관계에 대한 욕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렇듯 학교현장에서는 아이들의 욕구해소를 위한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청소년들의 자아정체성 혼란은 심각한 불안이자 위기이며 왕따를 비롯한 다양한 위기 행동은 이들이 정체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다. 청소년들의 정체성 위기는 제도교육의 근본적 실패를 의미하며 이 문제에 비하면 과열 입시경쟁은 부차적 문제다. 학교의 근본적 역할이 무너진다는 것은 단순히 학교교육만의 위기가 아니라 국민국가 자체의 위기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학교는 지식전수 만이 아니라 언어적 어루만짐을 통해 아이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아정체성을 세워 주는 정의적 기능을 강력히 요구받고 있다. 이는 가정과 지역사회가 상실한 보호·교육기능을 되살려 새로이 지역 교육공동체를 구축하는 구심점이 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유기적 관계가 강화된 새로운 사회적 대안을 실현해 나가는 핵심 기관이 될 수도 있다. 공감대화를 통한 자아정체성 강화라는 정의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미래의 학교교육에 희망은 없다. 가정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중하층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교육생태계가 복원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의 혁신학교가 중심에 서서 지방자치단체, 교육지원청과 연계해 네트워크의 폭을 넓히고 지역의 재래시장 살리기나 지역문화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지역생활공동체의 복원으로까지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혁신학교를 이끌어가는 모든 구성원들의 마음가짐 변화가 지역사회에 널리 일반화되고, 더불어 공감대화를 통한 소통 능력이 뒷받침된다면 학교를 넘어서 지역 교육생태계는 반드시 회복될 것이다.

90년대 이후 우리 아이들의 언어는 대부분 교사들에게 외계어에 가깝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이성의 언어와는 완전히 다른 감정의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감정의 언어인 공감대화를 통해 아이들의 감정과 숨어있는 욕구를 먼저 들어주면 그때야 비로소 아이들과의 소통이 가능해진다. 학교에서 공감대화를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를 혁신학교의 성공적 공부모임인 전문적학습공동체의 주요과제로 삼고 공감대화의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상담교사(전문상담사)와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 공감대화의 장을 마련하면 분명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학교의 누군가는 정체성 유동을 겪는 아이들의 외계어와 낯선 행동을 해석해주고 유령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감대화를 가르쳐야 한다. 새로운 교육생태계 구축과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행복한 미래학교를 위해서 우리 모두 각자 자신의 일상에서부터 공감대화를 실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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