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 후 서구 둔산동에 거점 마련… 지점 개설 임박 관측
경쟁구도 형성·금융기회 확대 기대감↑… 자금 역외유출 우려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DGB대구은행의 대전지역 활로 개척이 본격화 양상을 보이면서 지역 경제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금융을 강화한 형태를 영업 방침으로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은행들과의 경쟁을 통한 기업금융 기회 확대가 기대되는 반면 지역 기반이 없는 은행인 만큼 낮은 지역 기여도로 인한 자본 역외유출이 심화될 것이란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이다.

14일 대구은행과 지역 은행권 등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지역 내 지점 개소를 적극 검토하는 차원에서 현재 서구 둔산동에 시장조사 직원들을 위한 거점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앞서 대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전지점 개설을 위한 사전 시장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대구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점 개설을 전제로 한 것으로 개설 시점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라는 게 지역 금융권의 설명이다. 실제 대구은행 측도 대전지역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타 지역에 깃발을 꽂아야 한다는 전략적인 부분보다는 기업고객 접촉면을 넓히기 위한 차원의 진출”이라며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브릿지 형태를 구축하기 위해 인력 파견을 통해 장기 시장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대구은행은 이번 시장조사 이후 지점 입지 계약을 마무리 짓고 구체적 개설 일정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대전의 경우 지역 기반 향토은행의 부재로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에서 대구은행의 진출 시점을 앞당기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구은행 측이 수도권 진출 선례를 기반으로 대전지역 내 소매금융 영업보다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을 주로 취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소기업을 비롯한 지역 경제계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대전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전은 지역 향토은행이 부재한 탓에 지역 기업과 금융권의 유기적 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웠다는 점이 단점이었지만 이번 기회로 기존 금융권과의 긍정적 경쟁 구도가 형성됨으로써 기업 대상 상품 다양화 등이 이뤄질 것”이라며 “지역의 기업이나 상공인들의 금융소외 경향이 낮아지는 산업금융 확대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지역 사회 기여도를 문제로 꼽으며 외지은행 확대 움직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지역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외지은행이 기업체 금융 지원이 아닌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 관련 상품 취급에만 치중한다면 오히려 지역 경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의 외지은행 비율 확대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외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자금의 역외유출 또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인희 기자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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