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문 ETRI 성과홍보실 책임기술원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해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데이터지능이다. 최근 김난도 교수가 발표한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는 화제의 키워드 중 하나로 ‘데이터지능’을 꼽았다. 인공지능의 시대를 넘어 데이터지능의 시대가 오면서 앞으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과 이를 통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지능을 개발시키기고 최첨단 기술에 대한 감각을 키우기 가장 좋은 장이 바로 ICT(정보통신) 전문 전시회라고 생각한다. 이 전시회에서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드론,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최첨단 기술과 제품들이 대거 선보인다. 이에 전 세계의 경영자, 연구자, 정책 결정자들은 신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블루오션을 개척할 영감을 얻고자 세계 곳곳의 유명 전시회로 모여든다.

전시회는 ‘일석사조’의 시너지 효과를 지닌 종합예술의 큐브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전시회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기관,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도모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전시회에 참가한 유망기술과 제품의 기업 간 거래(B2B), 기업과 정부 거래(B2G), 기업과 소비자 거래(B2C)를 증가시킨다. 세 번째로 관련 분야에서 국가별 전문가와 인적 교류 활성화로 소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네 번째로는 일반 참가자에게 과학기술 문화를 체험하고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매년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 전문 전시회에는 CES, MWC, NAB, IFA, IBC 등이 있다. 이 전시회들은 각각의 특징과 전문성이 있다. 지난 11일 막을 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와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하는 IFA는 가전 ICT(정보통신) 전문 전시회로 인공지능, 스마트 홈, 미디어, TV,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소개하고, MWC는 이동통신 산업 전시회로 미래 모바일 시장과 혁신 기술·제품·서비스를 전시한다. 전 세계에서 온 수십 만 명의 관람객들은 최첨단 기술로 화려하고 멋지게 꾸며진 삼성, LG, 애플, 구글, MS, 아마존 등 굴지의 대기업 부스에서 첨단 기술과 제품들을 체험하고, 활발한 정보교류 및 홍보 마케팅의 장이 펼쳐진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전시회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해서 정부와 주최 기관이 함께 전 세계 유망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발굴에 앞장서는 편이다. 전시회에서 접하는 다양한 네트워크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회를 단순한 전시품들의 집합소가 아닌 잠재력을 발굴, 활용하는 공간으로 이용한다.

세계 최초의 전시회는 1851년 영국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141일 동안 개최한 만국박람회다. 엑스포의 전신이기도 한 이 행사에서는 전 세계에서 온 1만 3900여점의 기술 제품을 전시해 600만명의 관람객에게 판매했다. 이를 통해 얻은 높은 수익금으로 자연사 박물관과 학교를 설립하는 등 문화유산을 꽃 피우며 자국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성공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필자는 얼마 전 TV에서 유럽에서 개최한 케이팝(K-Pop)을 시청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콘서트에서 관객을 초청해 공연자의 끼를 뽐내듯이 전시회도 기술이나 제품의 콘텐츠의 가치를 알리는 일종의 콘서트 같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열광하는 우리나라 케이팝처럼 우리나라 기술이나 전시회도 흥행할 수 있도록 더 구체적인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 좀 더 매력적인 콘텐츠들이 개발돼야 하며 전문 전시회와 차별화된 우리나라만의 ICT 고유 아이템들을 발굴해야 한다.

여기에는 정부 차원의 구상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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