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문화예술계 준비 한창, 지역특색 담은 공연 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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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각종 기념공연과 관련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지역은 상대적으로 잠잠해 지역 독립운동을 재조명 할 수 있는 콘텐츠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단재 신채호 등 지역 독립 운동가를 주제로 한 다양한 문화공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친근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역사의식을 고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다.

13일 문화예술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연계는 연극·뮤지컬·오페라·합창 등 장르를 불문하고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을 소재한 작품들이 풍성하게 준비되며 그 어느 해보다도 열기가 뜨겁다. 국립오페라단이 1945년 해방 이후의 한일 위안부 이야기를 다룬 창작 오페라 ‘1945’를 비롯해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직후까지의 격변기를 배경으로 한 창작뮤지컬 ‘여명의 눈동자’까지 서울은 이미 관련 공연으로 포화상태다.

전국적으로도 해당 지역 출신의 독립 운동가들을 조명하는 기념공연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국립부산국악원은 오는 3월 중국상해한국문화원과 공동으로 상해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공연을 소재지였던 중국 상해, 충칭 등에서 개최한다. 또 부산 출신 독립운동가인 백산 안희제 선생의 일생을 그린 오페라와, 비록 독립 운동가는 아니지만 이름 하나 남기지 못한 채 사라진 수많은 젊은이들을 다룬 뮤지컬 ‘해방’을 각각 선보인다.

광주 역시 지난해부터 지자체를 중심으로 추진단을 꾸려 관련 공연 및 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 광주시립창극단은 광주의 3·1운동 이야기를 담은 공연을 준비 중이며, 광주·전남지역 독립 운동가 100인을 총망라한 사료집도 발간한다.

반면 대전은 지역 3·1운동 재조명 등 정체성 확보를 위한 차별화 된 공연은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오는 3월 30일 시립청소년합창단과 대전예술의전당이 유관순, 윤봉길 등 독립 운동가들의 삶을 다룬 창작오라토리오를 선보일 예정이지만, 대전만의 지역특색을 담지는 못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한편 대전시는 지역 대표 독립 운동가인 단재 신채호 선생을 기리는 사업으로 총 109억 6000만원을 투입해 동상 제작과 기념교육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 독립 운동가들의 역사적 가치를 계승·전파하는 방법에는 문화예술적 차원의 접근도 중요하다며 하드웨어식 시설 건립만이 능사가 아님을 지적하고 있다.

한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관련 시설을 짓는 것도 역사의식 고취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예술공연 및 출판, 학술대회 등 콘텐츠 강화로 독립운동의 정신문화를 더욱 계승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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