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세종시로 이주한 주민의 거주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세종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수도권 이주자들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59점으로 충남 3.78점, 충북 3.78점, 대전 3.76점 등 보다 낮다. 수도권의 과도한 집중 부작용 해소를 위해 세종시를 조성했던 당초 목적과는 배치된 결과다. 도시성장 과정에서 '충청권 인구 블랙홀'로 작용해왔고, '도시 인프라 건설 부족' 등의 숱한 과제를 남긴다.

가장 불만족스러운 부분으로는 '물가'가 많았고, 병의원, 대중교통, 쇼핑시설, 아파트 매매가 등의 순으로 꼽혔다. 이미 예상된 결과다. 세종시가 2012년 7월 출범 당시 인구 10만여명에서 5년여만에 30만명을 돌파했지만 도시 여건이 아직은 열악하다. 도시기반시설 확충, 문화인프라 조성, 기업유치 등 선결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물가의 안정성, 교통 편의성, 쾌적한 주거환경, 도시 구성원 간의 원만한 관계 등 정주여건을 보면 그 열악한 실상이 여실히 드러난다.

세종시는 현재 총 3단계의 도시성장단계 가운데 2단계인 자족적 성숙단계(2016-2020년)에 있다. 50만명을 수용하는 완성단계(2021-2030년)까지 가야할 길이 멀다. 지족형 도시로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 긴요하다. 벌써부터 고물가에 대한 부작용이 제기되고 있는 건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부동산 거품 효과가 '높은 임대료'에 전가되고 결국 고물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그치지 않는 탓이다.

세종시의 인구구조에 문제가 많다. '충청권 인구의 블랙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상이 결코 바람직한 건 아니다. 세종시와 충청권의 상생 발전 방안 모색은 해묵은 숙제다. 향후 인구 80만명의 자족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로서는 우선 당초 세종시 조성 목표대로 인구 유입 타깃을 수도권에 맞춰야 마땅하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로서의 지위와 역할을 담보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도시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하겠다. 국가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제와 연동된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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