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한미중러 연쇄회담 가시권

지난 한해 한반도 정세 변화를 추동한 정상들 간의 '톱다운' 외교의 '2.0 버전'이 정초부터 쉼없이 펼쳐질 전망이다. 새해 벽두에 이뤄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그에 따른 북중정상회담 계기에 양측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는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답방을 통한 추가적 북중정상회담 계획까지 논의했다.

이런 가운데 수개월 간 관심을 끌어온 김 위원장 답방을 통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네 번째 남북정상회담의 시점에 대해 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미정상회담 이후 개최로 정리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 답방에 대해 "2차 북미정상회담과 연동되는 것이기 때문에 2차 (북미정상)회담이 먼저 이뤄지고 나면 그 이후에 (김 위원장의) 답방은 조금 더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북중정상회담에 이어 2~3월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고 나면, 김 위원장 답방을 통한 남북정상회담과 시 주석의 평양 답방을 통한 북중정상회담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연쇄 회담의 향방을 결정지을 분수령은 역시 북미정상회담이다.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조합에 양측이 얼마나 의견 절충을 봤는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양측은 모두 정상회담 개최를 점점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다음 북미정상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이 작년 9월 남북정상회담 계기에 내 놓은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비핵화 조치 및 국제사찰단 수용과 미국이 제공할 상응 조치를 맞추는 시도가 이뤄질 전망이다.

북한이 강하게 요구하는 제재완화를 비롯해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관계개선 방안, 미국의 최대 관심사인 핵 신고와 보유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처리 계획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합의문에 반영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북미정상회담이 일정한 성과를 거둘 경우 김 위원장의 답방에 의한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제재 완화·면제 관련 진전이 있을 경우 철도 연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간 경협과 서해 평화수역 논의, 이산상봉 정례화 등 경제·군사·인도적 현안들이 구체적 이행 계획을 다루는 수준까지 진행될 여지도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선후 관계는 미지수이나 시 주석의 평양 방문에 따른 북중정상회담이 열리면 북중 간에도 안보리 대북제재가 허락하는 수준의 경협은 활발하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한과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통한 북러정상회담도 개최될 전망이다.

러시아가 정전협정 당사국은 아니지만 과거 6자회담 참가국이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 제재 관련 발언권이 있는 만큼 경제 발전에 집중하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빠른 관계 회복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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