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친박·사수파 잇단 승리…정진석 의원과 맞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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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충청투데이 DB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차기 당대표 물망에 오른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이 '정우택이 답이다'라는 슬로건을 전면에 띄우고 당권도전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의원은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 2일 대구시당, 경북도당 신년인사회를 시작으로 각 시·도당을 찾아 당원·대의원 등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며 '열풍몰이'에 힘을 쏟고 있다. 표밭이 큰 수도권 '빅3' 서울시당, 인천시당, 경기도당도 이미 방문을 마쳤다.

특히 정 의원은 9일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충북 청주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내년 4월 21대 총선 '승리조건'을 완수할 수 있는 주자가 당권을 쥐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건으로는 보수대통합과 공천혁명 두 가지를 제시했다. 이 자리에는 300여명의 당원·대의원들이 운집했고 곳곳에서 '정우택'을 외치는 연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정 의원이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당권에 '올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범친박계·사수파의 좌장인 그가 지난해 12월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전에서 나경원 의원의 압승을 견인한 점이 배경이다. 

당시 범친박계·사수파가 무려 68표를 획득한데 비해 비박계·탈당파는 35표에 그쳤다. 이를 기점으로 정 의원이 총대를 메고 치른 경선전에서 범친박계·사수파의 세(勢)가 입증됐다며 이른바 '정우택 당권론'이 부상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도세가 약한 권역으로 꼽히는 정 의원이 기라성 같은 정치인들 사이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며 "당권을 잡게 되면 충청권 정치사에 그야말로 한 획을 긋는 일"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일단 충청권 주자간 단일화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즉, 정 의원과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 간 '맞손'을 잡고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당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양정(兩鄭)'이 최적의 시기에 단일화 카드를 띄울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다.

정 의원이 당권을 건너 뛰고 2022년 대권도전으로 목표점을 상향해 유턴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번 전대에서 다른 주자를 밀어주고 대선후보 경선전에서 지원을 받는 게 낫지 않느냐는 것이다. 앞서의 관계자는 "터무니 없는 얘기다. 권력에 차기는 없다. 지금 당권을 접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대레이스는 충청권에서 정 의원과 정진석 의원이 나섰고 심재철(경기)·조경태(부산)·김진태 의원(강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뛰고 있다. 2월 전대가 가까워 질수록 범친박계와 비박계 주자간 또는 권역별로 합종연횡이 이뤄져 자연스레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영남권이 기반인 홍준표 전 대표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서울),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출마여부도 관전포인트다. 충청권에서 거대 정당의 당권을 거머질지 주목된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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