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용 을지대병원 원장
1981년 인간사랑·생명존중 이념으로 설립, 최신 기술·장비 도입 선도, 의료수준 향상
대전 유일 권역외상센터, 골든타임 확보 노력, 암센터 확장 이전, 적절한 진단·치료 가능
간호 인력 부족·진료과 연계 예약 등 숙제, 노사 합의, 사측·노조 서로 양보해 이룬 것

▲ 김하용 을지대병원 원장은 “지역민께서 지금처럼 앞으로도 우리 병원을 사랑해주시고 애정으로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 우리 병원은 환자, 보호자 여러분께 좀 더 친근한 병원으로 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을지대병원 제공
[충청투데이 김일순 기자] “항상 낮은 자세로 헌신하고 때로는 과감하게 결단하는 각오로 을지대병원의 밝은 앞날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그동안 받아온 지역사회의 신뢰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최상의 진료로 지역민의 건간 증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달 4일 취임한 을지대병원 김하용 원장은 1997년 을지의과대 개교와 함께 을지가족의 연을 맺어 20년이 넘는 오랜 세월동안 함께 해 왔다. 을지대병원이 중구 목동에서 시작해 둔산시대를 열고 직원들 스스로 중부권 최고 병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만큼 발전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한 산증인이다. 김 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노사 교섭과 3주기 의료기관 인증조사까지 당면한 과제를 깔끔하게 풀어내며 일찌감치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취임 소감을 밝힌다면.

“모두에게 감사를 드린다. 취임과 동시에 노사 교섭과 3주기 의료기관 인증조사라는 굵직한 과제가 눈앞에 놓여 있었다. 이 중차대한 사안들을 헤쳐나가느라 너무 바빴고,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 지금에 와서는 보니 지난 12월이 여러모로 감사할 일로 가득 찼다는 느낌이다. 제가 을지가족이 된지도 2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저는 1997년 을지의과대 개교와 동시에 을지와 연을 맺었다. 을지대병원이 중구 목동에서 자라 새로운 둔산 시대를 열고, 중부권 최고의 병원으로 자리매김해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병원장 취임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고 또 새롭다.

을지대병원이 발전을 거듭한 덕분에 저 또한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개인적인 기쁨과 영광에 앞서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을지대병원만의 특성과 자랑거리를 소개한다면.

“을지대병원의 자랑거리는 매우 많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대전의 오래된 사립대병원으로서 좋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을지대병원 개원이 지난 1981년으로 문을 연지도 40년 가까이 됐다. 그동안 인간사랑과 생명존중의 설립 이념으로 지역사회에 깊게 뿌리를 내렸고, 그런 만큼 진료나 연구 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랑을 바탕으로 내린 뿌리가 깊고 넓어,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다. 둘째는 우리 병원은 최신 의료 기술이나 장비 도입에 늘 발 빠르게 대처해 왔다. 일례로 지역 최초로 도입한 것이 바로 다빈치 수술로봇, PET·CT를 이용한 미세 암 진단, 인체 동작 분석 검사를 이용한 뇌성마비 아동 수술, 수술실 CT c-arm 등 아주 많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지역 의료 수준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교직원들도 을지의 자랑이다. 우선 전국 각지에서 모인 훌륭한 의료진들이 을지가족으로 함께하고 있다. 또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직 등 모든 교직원들 역시 우수한 인적자원임과 동시에 가슴 따뜻한 의료인들이다. 교직원들은 입사 후에도 늘 의료 교육 및 인성 교육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는 환자 분들이 의료 현장에서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특화하거나 강화하고 싶은 진료 분야를 소개한다면.

“향후 좀 더 특화 하고자 하는 부분은 두 가지 분야다. 첫째는 응급 의료 상황에 대한 적극적 대처다. 응급 의료 상황이란, 중증 외상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발생으로 초기에 즉각적이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를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명을 잃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을지대병원에는 대전에서 유일하게 권역외상센터가 있다. 권역외상센터란 응급의료센터의 상위개념으로 교통사고와 추락, 총상 등으로 치명적인 외상을 입은 응급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센터를 말한다. 이런 중증 외상 환자에 대비해 실력 있는 외상 전문의들이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골든타임이 중요시되는 심뇌혈관질환도 지체 없이 치료가 가능하도록 체제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둘째는 만성, 노인성 질환이다. 인간의 수명이 늘어남과 동시에 여러 퇴행성 질환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노년층에서 서너 가지 질병을 갖고 살아가는 일이 흔한 일이 됐다. 이런 퇴행성 질환들에 대한 적절한 진료 체계는 물론이고, 어르신들이 좀 더 편안하게 진료 받으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덧붙여 2016년 확장 이전한 암센터를 활성화하고, 암 환자분들께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의료계에서도 인공지능 솔루션과 의료산업 접목 열풍이 불고 있다.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4차 산업혁명이 의료계에도 매섭게 불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실제 진료보다는 연구에 국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중요한 이유가 윤리 문제와 의료 사고 시 법적인 책임 소재 문제, 그리고 AI의 의사 결정 과정 중 가정이나 결과에 대한 표준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는 열심히 하되 실제 진료에 적용하는 데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올해 우선적으로 추진할 사안이 있다면.

“현재 간호 인력 부족이 우리 병원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또 환자분들의 원내 동선이 편안해 지도록 안내를 강화하고, 예약도 여러 진료과 연계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을지대병원이 둔산시대를 연지 16년째를 맞았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 밝힌다면.

“16년 전 을지대병원이 둔산시대를 맞아 오픈 할 당시에는 중부권 최대 의료기관이었다. 지금은 주변의 의료기관들에서 그 차이를 빠르게 줄이고 좁혀오고 있는 형국이다. 사실 일정 부분은 이미 추월 단계에 접어들기도 했다. 현재 병원뿐만 아니라 재단 차원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여러가지 논의하고 검토하고 있는 내용이 있지만 딱 한 가지만 힘줘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있다. 올해부터 제가 직접 뛰겠다는 것이다. 우리 병원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서울이든 어디든 다녀볼 생각이다. 교수 영입에 있어서도 직접 발로 뛰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볼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이 방법이 진료, 봉사뿐만 아니라 의과대 교육면에서도 지역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이 제 생각이며, 재단 측에서도 적극 공감하고 있다.”

-취임과 동시에 파업 문턱까지 갔던 노사 합의를 전격적으로 이끌어냈다. 어떻게 풀어냈는지 소개한다면.

“누가 잘하고, 누가 누구를 설득하고의 문제는 아니었다. 우리 병원은 2016년과 2017년, 두 번의 파업을 거치면서 병원 자체가 무너져 내리는 것을 이미 경험했다. 일단 직장이 살아나야 한다는 절박감이 노사를 하나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번만큼은 파업을 막아야 하고, 진료를 더 이상 포기하면 안된다는 절박감이 주효했다. 특히 지난 2017년 47일의 파업 기간 동안 병원은 많은 손실을 보았고, 노조는 오랜 투쟁으로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그리고 환자분들은 노사를 함께 나무라셨다. 이번 노사 교섭은 서로 잘 듣고, 서로의 의사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측은 교직원들의 노동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려고 했고, 노조는 현재 병원의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어떻게 협조하는 것이 좋은지를 생각했다. 서로 양보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을지가족으로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었던 비결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바쁘게 살아온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진료실에서는 많은 환자들을 만나고, 연구실에서는 많은 연구논문들을 썼는데, 바쁘기보다는 재미있게 지냈다. 제 위로 최원식 교수님, 이광원 교수님, 김환정 교수님과 같은 기라성 같은 교수님들께서 정말 모범적이고 바른 의사의 상을 보여 주셨기에, 딴전을 피울 여유도 없었다. 그리고 보행 분석 lab과 뇌성마비 환자 진료가 저에게는 큰 보람과 즐거움을 줬다. 아이들을 진료하다 보면 힘든 줄도 잘 모르고, 아침부터 밤까지 시간이 흘러갔다. 물론 이는 지금도 변화가 없다.”

-지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역민께서 지금처럼 앞으로도 우리 병원을 사랑해주시고 애정으로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 우리 병원은 환자, 보호자 여러분께 좀 더 친근한 병원으로 변할 준비가 돼 있다. 그렇지만 부족한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고, 잘하고 있다면 칭찬도 아끼지 말아달라. 앞으로도 '당신도 을지가족입니다'라는 슬로건처럼 모두를 가족처럼 여기며 열심히 할 것이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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