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YTN 충청취재본부장

"모든 사람이 정신 고통을 겪을 때 '사회적 낙인(烙印)' 없이 적절한 정신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고통받는 사람들이 낙인 없이 치료받길 원하다" 진료 중 정신질환자에 의해 목숨을 잃은 한 의사의 유족 등의 말이다.

'낙인'은 '불에 달군 쇠붙이로 가축이나 목재에 찍는 도장, 불도장이다. 과거 중국에서는 묵형(墨刑)의 수단이었다. 이런 의미보다는 ‘다시 씻기 어려운 불명예스럽고 욕된 판정이나 평판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일탈(逸脫)이나 범죄를 설명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낙인찍기(stigmatization, labelling)’다.

사람이나 사회는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정상에서 벗어난 사람에 대해 인간의 보편적 속성을 부정하고 가치가 떨어지거나 모자라는 사람으로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정상을 벗어난 일탈로 규정한다. 일반 사람들이 정신 장애자를 가치가 떨어지는 일탈로 규정, 낙인을 찍으면 그 환자는 그러한 낙인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통합한다.

정신 장애, 자기 낙인(self-stigma)은 물론 대중 낙인(Public stigma)에 따른 이중적 고충을 겪어야 한다. 일단 낙인이 찍히면 일탈행동을 한다. 정신 장애인이 타인들에게 자신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편견에 암묵적으로 동의함은 물론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다. 낙인을 찍은 사람이나 불특정 다수인들에게 위협성 행동을 한다는 얘기다.

이번 사건도 사회적 낙인의 결과라는 것이 유족 등의 주장이다. 그래서 사회적 낙인이 없었더라면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테고 신체적 약자, 장애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사라진 환경을 기대한다고 말한 것이다.

낙인 기준은 정치경제적 권력, 사회적 지위, 신체적 건강 등 다양하다. 이번 사건의 사회적 낙인 기준은 신체적 건강이다. 낙인은 사회적 맥락에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차별과 무시다. 낙인이 찍힌 사람은 반항을 하거나 일탈행위를 습관화하는 경향이 있다. 낙인론에 따르면 도둑질하다 걸리면 범죄자로 낙인찍히지만 안 걸리면 아무리 도둑질을 해도 범죄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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