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설계]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집행부 견제·감시… 전반적 ‘합격점’, 의회 직원 인사권, 시장이 권한 행사
조력자 역할 기대치 이하 결과 초래, 지방자치 활성화 헌법 개정 노력
행안부장관과 권한 배분문제 논의, 상호존중·신뢰… 생산적인 의회 목표
황금돼지 해, 풍요로운 한해 되기를

▲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은 “시·의정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함은 물론 건전한 비판과 견제, 감시자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에 항상 어깨가 무겁게 느껴진다”며 “역대 전례 없는 원만한 원구성으로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전시의회 제공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제8대 대전시의회가 출범 이후 첫 새해를 맞았다. 지방분권 강화에 따라 지방의회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의회도 의회 문턱을 낮춰 시민과 소통하면서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제안을 준비하는 등 힘찬 한해를 다짐하고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출범한 8대 의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전체 22석 중 21석(출범 당시)을 차지한 데다 초선의원(16석)의 비중이 높아 경험 부족에 따른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한 지난 6개월간의 활발한 의정활동으로 우려 섞인 주변의 시선을 말끔히 씻어냈다. 전례 없는 원만한 원구성으로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낸데 이어 제8대 의회 개원 이후 세 차례의 회기를 통해 214건의 안건을 심도 있게 처리하면서 대전시민들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기해(己亥)년 새해를 맞아 김종천 제8대 대전시의회 의장을 만나 지난 성과와 올해 의회 운영 방향을 들어봤다.

대담=김일순 취재1부장

-첫 해를 마무리한 소회와 성과는.

“제8대 시의회가 ‘행복한 대전,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의회’를 슬로건으로 정하고 시민들과 소통하고 경청의 자세로 발로 뛰는 현장 중심의 생활의정을 펼쳐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반년이 지났다.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 의장으로서 시·의정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함은 물론 건전한 비판과 견제, 감시자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에 항상 어깨가 무겁게 느껴진다. 역대 전례 없는 원만한 원구성으로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또 집행부에 대한 엄격한 견제·감시와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는 등 의회 본연의 책무를 기대 이상으로 해내 전반적으로 ‘합격점’을 받기도 했다. 8대 의회 출범 후 지난 6개월간 세 차례(정례회 2회, 임시회 1회)의 회기를 거치면서 총 78일간 214건의 안건을 심도 있게 처리했다. 특히 괄목할 만한 것은 초선의원들이 개원 초부터 열정과 패기를 앞세워 자발적인 연구모임을 결성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때로는 주말도 반납한 채 시민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해 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지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풀뿌리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광역의회의 역할인 생활정치 구현에 충실함으로써 생활정치인이라는 광역의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러나 일부 자료조사 부족과 지역구 챙기기 등 집행부의 효율적인 대안 마련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의장으로서 임기 내 이루어야 할 과제를 꼽는다면.

“지방의회의 기본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활동이다. 이를 위해 연간 200여건이 넘는 조례안을 심의하는 입법활동과, 시와 교육청을 포함한 7조원에 이르는 예산안과 결산안을 심의·의결하고, 행정사무의 감사와 조사는 물론 복잡 다양한 복합민원의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22명의 시의원으로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지방의회가 한 걸음 더 발전하고 제대로 된 견제·감시를 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정책보좌관제 도입, 더 나아가서는 지방의원 후원회제도와 같은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 그러나 지방의회가 부활된 지 28년이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이러한 과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의회 직원의 인사권이 시장에게 있는 한 집행부를 감시 견제하기 위한 조력자로서의 역할은 기대치 이하의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의장으로서 의회의 위상을 확립하고 시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회 인사권 독립 문제만큼은 임기 내 반드시 해결해 나갈 것이다. 우선적으로 허태정 시장과 소통하고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전국시도의회의장단은 물론 정치권과도 공조를 이뤄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강화가 핵심 이슈가 되고 있다. 이를 위해 노력한 것이 있다면.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국민투표 무산으로 한때 추동력이 약해졌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정부가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 국민의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시의회도 지방분권과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한 자치분권 로드맵으로 자치입법권과 재정권 확대, 중앙과 지방간 대등한 관계 유지, 주민자치권 강화는 물론 지방의 규모와 권한·역할·재정 등을 확대해야 된다는 내용을 헌법 개정에 담길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 지방의회의 발전이 지방자치의 발전이라는 입장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으며 국회차원의 협조를 요청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의 간담회를 통해 자치분권 종합계획에 알맹이가 빠져있는 구체성과 핵심적인 권한의 배분문제 등에 대해 전면 수정을 요구하였으며, 관련 법률의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앞장서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올해 의회 운영 방향은.

“최고의 정치는 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다. 시민의 꿈과 희망이 잘 여물어 갈 수 있도록 22명의 시의원 모두는 원칙과 기본을 바탕으로 소통과 협치, 협력과 견제의 조화를 이뤄, 대전이 더 발전하고 시민이 더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항상 낮은 자세로 시민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 경청하고 소통하며 의회의 문턱도 더 낮추고 의장실의 문도 활짝 열어 소통의 창구역할을 하겠다. 집행부에 대한 감시를 위한 감시나 비판을 위한 비판에서 벗어나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생산적인 의회를 만들겠다. 주요 정책을 결정하거나 의회를 운영함에 있어 민주적인 절차를 중시하고 지방의회의 발전과 지방의원의 역량을 강화해 품격 있는 의회상을 구현하겠다. 맹탕이나 거수기 의회라는 오명을 받지 않도록 오로지 시민 편에 서서 견제와 감시를 제1 책무로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의회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을 최우선 하겠다.”

-개인적인 의정철학과 정치적 목표가 있다면.

“평소 의정 철학으로 삼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생활정치’이다. 민원이 있는 곳이라면 경중을 떠나 지역구를 구분하지 않고 어디든 발로 뛰는 현장의정을 펼쳐왔다. 모든 민원에는 항상 가능성을 열어 놓고 민원을 응대하고 있다. 먼저 민원인의 의견을 들은 후 실무부서의 입장을 반영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여러 가지 대안을 찾아 민원인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초선을 거쳐 3선 의원으로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 시민이 앉혀준 자리인 만큼 개인이 아닌 공인으로서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어떻게 보답하고 봉사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으로 무엇이 되겠다는 목표를 앞세우기 보다는 그동안 쌓아온 신뢰와 경험을 바탕으로 오직 시민 곁에서 시민과 함께 행복한 대전을 꿈꾸며 끊임없는 땀과 열정을 쏟아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현재로서는 대전시의회 의장으로서의 역할과 책무에 충실할 것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떠한 기회가 찾아올 것이고 그때 선택을 할 것이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새해 인사 한 말씀.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황금돼지의 해이다. 돼지는 근심 걱정 없는 평화와 건강 그리고 재물을 상징하고 있으며 낙천적이면서도 선량해 차분함과 인정, 포용력을 갖춘 동물이다. 올 한해 행운의 상징인 황금돼지의 좋은 기운을 받아 대전시민 모두 행복하고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길 바라며 하고자 하는 일 모두 성취하시고, 가정과 직장에서도 행복과 건강이 항상 가득하길 기원한다.”

정리=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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