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 이태호]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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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운동 호르몬 결핍과 관계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운동할 때 근육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이리신(irisin) 결핍이 알츠하이머 치매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리신은 근육 조직에서 만들어져 혈액을 통해 온몸에 전달되는 신호전달 단백질(messenger protein)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학 의대 신경과학 교수 페르나나 펠리쎄 박사 연구팀은 치매 환자의 뇌에는 정상인의 뇌보다 이리신이 적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사망한 치매 환자의 뇌 조직 샘플과 살아있는 정상인의 뇌척수액(CSF: cerebrospinal fluid) 및 혈액에서 채취한 이리신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완전한 이리신이 되기 전의 전구 단백질(FNDC5) 역시 치매 환자가 정상인보다 적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리신이 뇌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쥐의 뇌에 이리신을 차단해 보았다. 그러자 학습과 기억력이 줄어들었다.

뇌에 이리신 공급을 회복시키자 학습과 기억 기능이 회복됐다.

연구팀은 이어 치매 모델 쥐에 60분 동안 물속을 헤엄치게 했다.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리신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하자 개선 효과는 사라졌다.

연구팀은 치매 모델 쥐의 뇌 또는 말초 혈관에 이리신 또는 FNDC5 수치를 높이는 실험도 해 봤다. 그러자 뇌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부위인 시냅스(synapse) 손상이 완화됐다.

이는 운동이 뇌 기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들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리신이 정확히 어떻게 뇌로 들어가고 뇌에서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 알츠하이머병 연구학회의 로사 산초 박사는 운동이 뇌 건강 개선 효과를 가져오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영국 알츠하이머병 학회의 제임스 피켓 연구실장은 쥐 실험 결과이기는 하지만 운동 같은 생활습관 요인들이 치매와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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