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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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흐름 바꾼' 이청용의 킬러 패스…베테랑의 힘

(두바이=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블루 드래곤' 이청용(보훔)이 필리핀과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킬러 패스' 한 방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꾸며 '베테랑의 힘'을 과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결승골을 앞세워 1-0 진땀승을 거뒀다.

예상은 했지만 필리핀의 밀집수비는 두꺼웠고, 태극전사들은 전반전 동안 압도적인 점유율에도 좀처럼 득점에 실패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18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대신 이청용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하는 교체전술을 가동했다.

이청용은 먼저 교체로 들어간 황인범(대전)과 유기적인 호흡을 맞추면서 2선에서 최전방의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좌우 날개로 뛰는 이재성(홀슈타인 킬)-황희찬(함부르크)에게 볼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맡았다.

경기에 투입된지 4분 만에 이청용은 경기의 양상을 바꾸는 절묘한 패스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이청용은 오른쪽 풀백 이용(전북)으로부터 볼을 이어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으로 쇄도하던 황희찬에게 '킬러 패스'를 투입했다.

볼을 이어받은 황희찬은 수비 압박을 벗겨내고 골지역 정면에 있던 황의조에게 땅볼 크로스를 내줬고, 황의조는 오른발 슈팅으로 기어이 이날 경기의 결승골을 책임졌다.

황희찬은 공간 돌파에 맞춰 내준 이청용의 패스가 이날 경기의 터닝포인트가 된 셈이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이청용은 승리의 발판이 되는 패스 한방으로 베테랑의 힘을 보여줬다.

이청용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첫 경기는 항상 어렵다. 다행히 승점 3을 챙겨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청용은 경기에 투입되기 전까지 답답했던 경기 흐름에 대해 "전반전에 필리핀 선수들이 많이 뛸 것으로 생각했고, 선수들도 조급해하지 않았다"라며 "볼을 점유하면서 체력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모두 끝까지 기회를 만들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에 대해서도 "우리도 이번 경기 결과에 만족할 수 없다. 점점 좋아질 것"이라며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았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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