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세로 충남 태안군수가 "태안화력발전소 근로자 사망사고 여파로 지역경제가 침체해 군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지역경제가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가 군수는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 노동자의 죽음은 안타깝고, 애석하고, 비참하지만 태안경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저간의 고충을 간절히 토로했다. 태안화력 근로자 사망사고 이후 한 달여간 사회 분위기가 얼어붙어 지역경제가 급강하로 내몰렸다고 한다.

지난달 11일 태안화력에서 발생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의 산재사망사고 이후 국민적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태안지역 경제도 가라앉고 있다. 서부발전 본사와 태안화력발전본부 및 협력업체 근로자 2800여명이 외부활동을 제약받아 지역경제가 최악의 질식 상태라는 것이다. 태안화력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실제 태안화력 근로자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읍면 지역 업소 가운데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군수가 오죽하면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는지 짐작이 간다. 자칫 오해할 수도 있는 구석이 있는 까닭이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가 군수의 호소에는 절절함과 조심스러움이 묻어난다. "김용균 님의 유품인 고장 난 손전등, 컵라면과 과자 한 봉지를 보았을 때 청년의 아비로서 비참함과 참혹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좁은 지역에서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군민들의 어려움에 좌고우면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태안지역은 지난 2007년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의 기름유출 사고로 지역경제가 파탄지경에 처한 적이 있다. 바다가 기름으로 오염되면서 관광객이 뚝 끊긴 것이다. 당시 전 국민들의 성원과 도움으로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다. 가 군수는 "안전관리 강화와 노동자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지역경제가 회복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도와 달라"고 간청했다. 기름유출 사고와 산업재해는 다르나 지역경제를 살려야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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