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필 대전 대덕구공정생태관광위원회 위원장

지난해 12월 10일 서울에서 ‘2019 대전 방문의 해 선포식’이 있었다. 올해는 대전시 출범 70주년, 광역시 승격 30주년이 되는 해다.

대전시는 2019년을 ‘대전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관광의 불모지나 다름 없는 대전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관광산업은 확장성과 연계성이 무한해 서비스 산업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관광산업 안에는 지역의 문화·역사·자연이 이어져 있고, 최근에는 ICT 첨단 기술까지 접목돼서 다양하게 발달하고 있다. 관광산업의 발달은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 시킨다.

대전과 연을 맺고 있는 한 시민으로서 고민이 하나 생겼다. ‘2019 대전 방문의 해’가 캠페인·슬로건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관광도시 대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관광산업이 어떤 모습으로 대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이다. 그 길은 ‘공정여행’에 있다고 본다.

기존에 우리가 생각한 좋은 여행은 규모가 큰 호텔·리조트에서 먹고 자고, 대형 쇼핑센터에 가서 기념품을 사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관행적인 여행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도보를 이용하고, 대형 프랜차이즈 업소보다는 여행지에 사는 주민들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나 식당을 이용하는 것을 즐기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여행객들은 여행지에 사는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체험을 원한다.

일본의 최초 치유의 숲, 나가노현의 시나노마치 치유의 숲이 좋은 사례이다. 이 지역은 많은 눈으로 겨울 한철 스키장에만 의존하고 가진 것이라고는 울창한 숲만 있었던 마을로 목재산업이 쇠퇴하면서 쇠락한 마을이었다. 우연히 자신이 가진 자원을 재발견해보자는 공동체 운동을 시작하면서 숲치유라고 하는 새로운 개념으로 치유마을의 대명사가 됐다. 즉 ‘공정여행’은 여행객과 여행지에 사는 주민들 간에 평등한 관계를 맺고, 여행지의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여행지에 사는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착한여행’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공정여행’이라는 관광의 형태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영국의 공정여행 단체인 ‘투어리즘 컨선(Tourism Concern)’에는 20개국 900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고, 서울시는 2016년부터 공정여행 관련 국제포럼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렇게 관광 패러다임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2019 대전 방문의 해’가 ‘2019 대전 공정여행의 해’가 될 필요가 있다.

대전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공정여행’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정도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자연 휴양림’과 같은 ‘공정여행’ 인프라 구축이다. 두 번째는 ‘공정여행’지원체계 구축이다.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공정여행’ 육성 플랫폼 구축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를 ‘공정여행’으로 연결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공정여행은 지역사회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지난 연말에 대전시와 대덕구에서 ‘공정여행’과 관련해서 눈여겨 볼만한 일들이 일어났다. 광역·기초자치단체에서 비슷한 시기에 공정여행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사항을 자문하는 위원회를 관련 조례에 따라 구성 한 것이다. 공정여행은 지역사회의 의견이 소중한 만큼 그 활동이 기대가 된다.

‘2019 대전 방문(여행)의 해’를 계기로 공정여행이 성공적으로 대전에 안착되면, 지역의 유휴자원을 활용하고 지역 공동체 문화를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할 것이며, 지역의 대외적 이미지를 향상시켜 대전 시민에게 ‘공정여행’ 도시라는 자부심을 부여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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