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최측근…이르면 8일 임명, “충북 정치적 위상높이는 계기” 
사실상 총선 불출마…지형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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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중앙 정치무대에서 소외받아온 충북이 '권력 중심부'로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충북 청주출신 노영민 주중대사가 청와대 2기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게 배경이다.

청와대는 이르면 8일 노 대사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조윤제 주미 대사, 염재호 고려대 총장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읽고 나아가 국정수행의 조력자로 믿고 맡길 수 있는 노 대사의 발탁이 유력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과 노 대사는 정치적으로 밀도높은 신뢰를 쌓아왔다. 단적인 예로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의 당권에 도전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자 토론회에서 "정치적 고민이 있을 때 노영민 의원과 상의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노 대사를 최측근으로 인식하고, 깊이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12년 18대 대선 때는 노 대사를 후보 비서실장으로 기용했고, 19대 대선에서는 중앙선대위 조직본부장으로 전국의 조직을 관리하게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대권을 거머쥔 직후 노 대사에게 '특임'을 맡겼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은 대륙 중국으로 '노영민 주중대사'라는 특단의 카드를 보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오리지날' 청주출신인 노 대사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될 경우 도세가 약한 충북이 권력의 핵으로 접근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이번 인사는 문재인 정권이 5년 임기 가운데 불과 1년 9개월 가량을 채운 상태에서 이뤄진다. 즉, 아직도 대통령 임기가 3년이 넘게 남은 상황에서 권력의 핵심 축인 대통령 비서실의 장(長)을 노 대사가 맡게 됨에 따라 변방 충북의 정치적 위상이 자연스레 올라가게 될 것이란 얘기다.

두 번째는 노 대사가 '실세형' 비서실장으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노 대사가 비서실장직을 맡게 되면 본인이 원하지 않더라도 실세로 불릴 것이란 관측이 적잖다. 문 대통령과 노 대사간 농도 짙은 신뢰관계가 기저에 깔려있다.

정치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이원종 전 충북지사는 '명망가형' 실장으로 분류된다"며 "반면 노 대사는 갑자기 비서실장 후보가 된 게 아니다. 문재인 정권 출범후 실세로 불렸고, 애초부터 후보로 꼽혔었다"고 했다. 노 대사의 의지와 관계없이 정권의 실세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의 관계자는 "충북이 중앙정치 무대에서 힘을 쓸 수 있는 시기가 올 것 같다"면서도 "충북은 노 대사가 국정운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관심을 끊어줄 필요도 있다. 비서실장직은 충북을 넘어 대한민국을 생각해야 하는 위치"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 대사는 청주에서 태어나 석교초, 주성중, 청주고를 거쳐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재학 당시 구국선언서 사건으로 2년간 복역했고, 1980년 대 민주화 열기 속에 노동운동에 투신한 바 있다. 17·18·19대 국회의원을 잇따라 역임했고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 19대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장 등을 지냈다. 노 대사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입성할 경우 사실상 차기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로 총선 지형에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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