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4편> 아이들 미래, 되물림 되지 않길…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한국은 고마운 나라지만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아직 걱정이 큽니다”

몽골에서 온 나(31·가명) 씨 부부는 기해년 새해가 밝았지만 남들처럼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세 자녀가 한 살 한 살 커가며 부모 품에서 벗어날수록 이들 부부의 걱정은 커져만 간다.

나 씨는 초등학교 때 이혼한 어머니를 따라 한국에 왔지만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며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 기억이 있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나 씨의 마음은 차갑게 얼어붙는다.

본인이 입는 상처는 얼마든지 견딜 수 있지만 아이들이 겪을 차별과 따돌림을 생각하면 매일 밤 잠을 이루지 못한다.

최근 다문화 가정이 증가한 탓에 사회적 인식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어딘가 존재하는 편견과 색안경은 이들이 설 자리를 더욱 좁히고 있다.

올해 아이들은 각각 7살, 5살, 3살이 됐다.

엄마 나 씨는 따돌림의 가장 큰 원인은 미숙한 의사소통인 것 같다며 ‘교육문제’를 가장 고민한다.

아직은 어려 부모가 기본적인 한글교육을 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조차도 버거워진다.

몽골인 부부에게서 태어나 겉모습은 한국인과 별반 차이가 없어 이질감이 덜하지만 언어에서 오는 격차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 씨가 집에서 한국어 교재를 통해 받아쓰기 등 기본적인 교육을 하고 있지만 매번 한계에 부딪힌다.

첫째와 둘째는 현재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데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위축돼 있으며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겉도는 등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특히 둘째는 어릴 때 몽골 조부모와 지내다 와 한국말이 매우 서툴다. 또래 친구들이 질문을 하면 겨우 대답만 하는 수준이다.

여느 한국 가정처럼 따로 사교육을 시킬 수 있는 형편도 못 돼 부부의 근심은 해를 넘기며 더욱 짙어지고 있다.

그래도 티 없이 건강하고 밝게 자라준 아이들을 보면서 부부는 오늘도 마음을 다잡는다.

아이들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부모로서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엄마 나 씨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학습지나 방문교사 등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텐데 이 점이 아쉽다”며 “그래도 그동안 기저귀, 쌀 등 다양한 지원을 해준 한국은 우리 가족에게 참으로 고마운 나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끝>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후원계좌=기업은행 마35-100410-01-833(사회복지법인 어린이재단) 

◆후원 문의=042-477-4072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