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종 출범후 4곳 이전, 분양계약 맺은 기업 6개 달해
대전 우대조건 등 상대적 부실, 투자가치 높은 세종 등 눈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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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충청투데이 DB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대전시가 지난한해 우량기업 유치에 속도를 올렸지만 정작 지속적인 지역 향토기업의 외부유출에 대해선 여전히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지역 경제발전에 있어 대전의 경제상황과 지역적 특성이 녹아있는 향토기업들의 최전선 활약이 중요한 만큼 더 이상의 유출은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지역 향토 우수기업들의 이른바 ‘탈대전’ 현상은 인근의 세종시 출범 이후 줄곧 이어져 오고 있다.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 이후 현재까지 4개의 기업이 이전을 마쳤으며 분양계약을 맺은 기업도 6개에 달한다.

우선다목적 도로 관리차 생산업체인 이텍산업은 2016년 세종 명학산업단지에 새 공장을 마련하고 이전을 마쳤다. 세탁세제 전문업체 화인TNC와 광학기기 제조업체인 에스피오 등도 2014~2016년 세종시와 잇따라 투자유치 협약을 맺고 이전을 마쳤다. 지역 대표 중견기업이었던 미래생활㈜도 일찌감치 세종으로 공장을 이전한데 이어 지난해 9월 대전본사까지 옮겨갔으며 이외 알티오젠, 한국전자파연구소 등 알짜기업도 세종행을 택했다. 중견급 향토기업의 이 같은 세종 러시는 다각도적인 측면에서 대전보다 나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전의 향토기업 일부는 현재 사업장 증설이 필요하지만 지역 내 부지 부족은 물론 매입비용 부담이 높은 반면 세종의 경우 대전보다 저렴한 산단 부지 비용과 함께 향후 부동산 가치가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충분한 매력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한다. 특히 지역 기업들은 대전시의 각종 세제혜택을 비롯해 사업 우대 조건 등이 상대적으로 부실한 상황에서 투자가치가 충분한 세종 등 인근 지역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지역의 한 중소기업 대표 A 씨는 “최근 세종의 국가산단 토대 마련이 이뤄지면서 세종 이전을 검토하는 대전의 향토기업이 약 30여개에 달하고 있다”며 “세종뿐만 아니라 세제혜택과 부지 요건이 더 나으면서 거리상 출퇴근까지 가능한 지역에 대한 검토도 꾸준히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세종 이외에도 충북 청원에 새로운 부지를 마련한 영보화학과 장충동왕족발 등 대전의 제조업과 소비재 생산업 전반에 걸친 탈대전 현상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평촌산단을 비롯해 안산첨단국방산단 등을 순차적으로 조성해 부지 확보 요구 충족 등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우수한 기업을 유인하는 쪽에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향토기업 유출 방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향토기업이 뿌리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우수기업 유치에 나선다는 것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땜질’ 조치에 불과하다”며 “침체된 지역 경제를 빠르게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해 향토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이들의 골밀도를 높이기 위한 지원책으로 기틀을 마련한다면 우수 기업 유치를 위한 강점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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