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

<신년호> 다시 뛰자 충청경제
오영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
기업경기조사 지수 기준선 하회, 中企·내수업체 경기 전망 부정적
최근 지역 수출호조 등 성장세 보여, 올해에도 이러한 경향 이어질 전망
대출금리 상승… 취약계층 부담 가중, 지역 모니터링·금융지원 강화 필요
청년고용 상황 등 개선 더 지켜봐야, 중장기적 시계 꾸주한 과제추진 중요

▲ 오영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은 “최근 우리지역 경제는 수출 호조 등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러한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2019년 황금돼지띠라고 하는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11월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는데 금리인상 배경과 올해 경기전망은 어떻게 보는지?

“지난해 11월말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는 크게 세가지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대내외 불안상황에서도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 둘째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 마지막으로는 기준금리를 이전수준에서 계속 유지할 경우 가계부채 누증 같은 금융불균형 확대로 인해 금융안정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제조업의 설비투자가 조정을 받겠지만 일자리 확대와 소득지원 등 확장적 재정정책이 운용될 것으로 보여 2% 중후반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증가세 둔화,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로 인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고용여건 개선 지연과 소비심리 약화 등이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 어느 때 보다 대내외 여건 변화에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 할 때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채무상환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영향은 어떻게 보는지? 그리고 대책은?

“일반적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변동금리 대출비중이 높은 저소득층 차주 중심으로 채무상환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더구나 영세자영업자는 업황부진, 경쟁심화 등과 맞물려 소득개선이 어렵기 때문에 실질적인 채무상환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대전충남지역의 취약 가계차주 부채규모는 지난해 6월말 약 6조 6000억원이다. 이는 전체 가계부채 102.1조원의 6.5% 수준으로 전국평균(6.2%)에 비해 높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관계당국은 취약차주의 부채현황과 소득수준 변화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정부가 마련한 서민자금 공급 및 전달 체계 개편 등의 서민금융지원 방안과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기에는 채무감면, 맞춤형 채무조정, 초저금리 자영업대출 프로그램 등 실질적으로 유용한 방안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지방정부와 유관기관들이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중앙정부의 취약계층 대책에서 우리 지역이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대전·충남지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경기조사를 보면 비관적인 내용이 많았다. 올해 우리 지역 경기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우리 본부가 매월 실시하는 기업경기조사(BSI)를 보면 우리지역 업황BSI는 제조업 및 비제조업 모두 70대 초중반에 그쳐 기준선(100)을 지속 하회하고 있다. 기업체 10곳 중 6~7개는 현재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 수치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수출보다는 내수 업종에서 더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들의 체감 경기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지역 경제는 수출 호조 등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러한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해에 비해 올해에는 하방리스크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글로벌 경쟁 심화와 미·중 무역분쟁의 직·간접적 영향 등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걱정되는 부분은 그간 강한 성장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도 예상보다 빨리 하강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내수 측면에서는 고용여건의 개선이 지연될 경우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걱정이다. 다만 정부의 적극적 경제정책의 영향과 대기업들의 투자 확대 가능성은 긍정적 요인이 될 전망이다.”

-충청권 주력산업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인데 이들 주력산업의 올해 전망은 어떤지?

“지난해 우리지역 5대 주력산업은 글로벌 수요 증가에 힘입어 IT업종을 중심으로 견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자동차, 철강이 대체로 부진했으나 반도체 등 여타 업종들은 호조를 보이며 지역경제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나름 선방한 것으로 평가한다. 올해에도 이들 주력산업은 양호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사실 지난해보다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격화될 경우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 주력산업의 성격상 완제품뿐만 아니라 중간재 수출 등 간접경로를 통해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 걱정스러운 부분이 반도체 분야이다.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의 수출을 이끌고 있는 품목이 반도체인데 최근 들어 메모리반도체의 ‘슈퍼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따라서 지역 기업들은 적극적인 연구개발 및 수출 다변화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민·관·학·연이 협력해 4차 산업혁명의 진전과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올해도 고용 특히 청년고용을 최대 이슈로 꼽는 기관들이 많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에서도 대전지역 청년고용 현황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올해 충청권 청년고용 전망과 이의 대책은?

“먼저 대전지역의 청년고용을 상황을 보면 어려움이 계속된 한해였다. 충남과 세종의 경우도 지난해 상반기부터 청년실업률이 떨어지는 등 지표상 나아졌다고는 하나 장기적으로 개선세가 유지될 지 여부는 지역경기 흐름 등과 연계해 더 지켜봐야 한다. 사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서는 충청권 전체 고용시장의 구조적 제약요인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청년고용시장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수요와 공급간 일자리 미스매치, 노동시장 참여자의 인식차이 등으로 단기간에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이런 특징을 감안해 청년고용 정책은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꾸준히 추진돼야 할 과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지방정부가 청년고용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 중이거나 앞으로 추진할 정책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한편 동 정책효과의 면밀한 점검을 통해 지원정책의 선택과 집중을 도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대담=전홍표 대전본사 취재 2부 부장

정리=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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