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 사업장에서 작업 중 숨진 20대 청년 김용균 씨의 산재사고는 우리 산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안전불감증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국회는 부랴부랴 산업안전 관련법 강화에 나섰고, 고용노동부는 고강도 점검에 들어갔다. 서부발전 사업장에서만 최근 7년간 63명이 산업재해로 다치거나 숨졌다고 한다. 사람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산업재해 1등 국가'라는 오명을 언제 벗을 건가.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 당 산재사망자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한 해 산재로 사망하는 노동자 수가 1000명에 달한다. 산업현장에서 매일 3명꼴로 사망자가 나오는 셈이다. 세계 10대 경제대국과 어울리지 않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정부는 산재사고를 줄이고자 향후 5년 내 산재사고를 절반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에 포함될 만큼 산재사고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듯 했으나 별반 달라진 것은 없다.

산재사고는 직종에 관계없이 발생한다. 2010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0대 배달원 86명이 배달일을 하다 사망했다. 청소년들이 꿈도 펼쳐보지 못한 채 목숨을 잃은 것이다. 지게차 사망사고자가 한해 20명에 달한다. 한해 평균 200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건설현장에서 추락해 숨지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들은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버지이자 아들딸이다. 산업현장 곳곳에 방치된 위험요소를 제거하지 않고 산재예방은 요원하다. 근로자들의 피부에 와 닿게끔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해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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