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기해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 격동기의 불확실성이 넘쳐날 것이라는 중압감이 짓누른다. 대한민국의 탄탄한 위상을 곧추 세울 것이냐 아니면 나락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냐는 갈림길에 서 있다. '응전과 도전'이라는 역사의 수레바퀴는 그렇게 굴러간다. 한국인 특유의 응축된 저력이 다시 용솟음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한반도 기류는 올 한해도 세계사적인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 지난 한해 남북정상이 세 차례나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공동번영을 함께 열어 갈 것을 세계인들 앞에서 다짐했다. 또 다른 해빙 무드의 한축인 북미 간에 정상회담이 지난해 열린 것도 사상 처음이었다. 일단 평화를 향한 첫 단추는 열었으되 올해 갈 길은 멀기만 하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먼저 이행하기 전에는 대북 압박을 지속할 것이란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북한은 영변핵시설 폐기 용의를 제시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간의 인식차가 워낙 크다.

남북 간 평화와 긴장 기류가 교차하는 가운데서 동북아의 정세는 세계질서 재편의 주도권 다툼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자존심을 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중·러, 중국과 일본 등 한반도 주변 열강들의 자국 이익을 우선하는 합종연횡의 다자 역학 관계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신냉전 기류가 흐른다. 남북 냉전구도를 해체하는 의도와는 또 다른 변수가 작용하는 아이러니다. 국가 안보 최우선 전략이 필수적이다.

국내 문제 또한 문재인 정부 출범 3년째를 맞은 올해도 복잡다단한 변수에 좌우될 소지가 적지 않다. 복잡계(複雜系)의 그것처럼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여러 갈등 그리고 상승작용 등이 서로 얽혀 돌아가기 때문에 정치적인 리더십 역할이 가장 크다. 이념과 계층, 지역, 세대, 노사, 빈부 등 어느 것 하나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몇 겹으로 맞물려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구조다. 정치권이 그 선봉에 서 있다는 건 불행한 일이다.

국민적 최대 관심사는 민생 경제다. 먹고 살기가 힘들면 민심도 사나워진다. 경제 살리기에 총력으로 매진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 하나, 지방분권의 실질적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올해 세종시 국회분원의 윤곽이 잡히고 행안부와 과기부가 세종시로 이전하게 돼 다행스럽다. '대전방문의 해'를 치르는 대전시, '강호축'으로 신성장 동력을 구축하는 충북, '경제-복지 선순환'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충남 모두 위기이자 기회 국면을 맞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서로를 존중하는 배려와 상생 그리고 통합의 시대가치를 되살리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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