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소망] 장애인 펜싱선수 김정아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새해에는 장애인 펜싱실업팀이 창단돼 후배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길 소망합니다.”

14년차 장애인 휠체어 펜싱선수(플뢰레)이자 충남장애인펜싱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정아(46·여·사진) 씨. 그는 배우로 활동하던 스물다섯 꽃다운 나이에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더 힘든 상황에 처한 장애인들도 꿈을 품은 채 피나는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이는 곧 그의 열정과 원동력이 됐다.

이후 김 씨는 운동 시작 3년만에 국가대표가 됐고 국내·외 대회에서 100여개 이상의 메달을 휩쓸었다. 또 국내에선 금메달을 단 한 차례도 내준 적이 없다. 특히 그가 고향인 홍성으로 돌아온 뒤엔 충남 선수들이 2016년과 올해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종합 1위를 달성하고 자신은 4관왕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하지만 김 씨는 수 년 전부터 부쩍 걱정이 많아졌다. 선수로서 후배들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피나는 훈련을 통해 모든 선수가 메달을 획득했지만 선배로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충남에서 장애인들이 펜싱을 할 수 있는 훈련장이 있는 곳은 홍성이 유일한 데다가 실업팀이 없다”며 “수상하지 못하면 훈련비(교통비·식대 등 40만원 가량)만 나오게 되는데 펜싱이 상시 추진되는 종목인 데다가 장애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대부분의 선수들이 생계에 허덕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는 10년 간 함께 해온 후배가 결국 타 지역 실업팀으로 이직했다”며 “올해는 실업팀 창단이 추진돼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다시 한 번 우승을 거머쥘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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