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곳곳에 숱하게 산재한 신사는 한국관광객 패키지 여행의 단골 방문코스.
인구 3만3000명 작은 섬 대마도를 찾는 우리나라 관광객이 올해 80만 명에 이를 전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해외여행 특히 일본 관광 열기가 크게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지만 대마도 관광 붐은 예외적이라 할 만큼 특수하다. 부산에서 배로 한 시간 20~30분이면 도착하는 지리적인 잇점 때문인지 하루 2000~3000명이라는 관광객 숫자는 얼핏 그리 많아 보이지 않지만 대마도 인구에 대비하면 엄청난 기록이다. 이 수치를 우리나라에 대입한다면 매일 일본인 300만 명이 찾아오는 것과 같은 비율이다.

대부분 1박2일 또는 2박3일, 더러는 당일코스의 짧은 일정이지만 이들이 대마도에서 소비하는 지출은 만만치 않다. 특히 당일치기 관광객들은 주로 면세쇼핑을 목적으로 찾고 있는데 아직 관광인프라는 미흡한 편이지만 면세점을 비롯한 쇼핑센터 증축이 활발하다고 한다

덕혜옹주 결혼관련 유적, 최익현 선생 순국비, 조선통신사 사적 등 대마도에 산재한 역사 유적은 한일 양국관계의 빛과 그림자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일본 역시 대마도롤 '국경의 섬'이라고 부르고 있고 한때는 대륙 진출의 야망을 위한 발판으로 여긴 바 있어 굴곡 많은 두 나라 관계의 첨병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굴곡진 역사의 의미는 잊혀진 채 특히 서민, 중산층들이 적은 비용으로 며칠 외국여행을 즐기는 대상지로 대마도를 부담 없이 선택하게 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현지인들이 느끼는 부담과 일부 부정적 시선은 예사롭지 않다. 쓰레기 투기, 고성방가, 도로 무단횡단 그리고 특히 식당 등에서의 비(非)매너는 연간 80만 명 방문이라는 대기록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부산에서 50㎞가 되지 않는 가장 가까운 외국, 대마도가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한 선린교류의 교두보가 되려면 대규모 관광 인파 위에 무엇이 더해져야할까 생각해 본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전공 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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