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군 천수만의 작은 섬인 죽도 앞 바다에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해 방제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죽도는 홍성군의 유일한 유인도로 청정해안을 끼고 있다. 기름유출사고 이틀이 지나도록 원인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고 하니 답답하다. 무엇보다 기름제거가 급선무다. 기름이 유출된 해안은 각종 어패류의 서식지이자 양식장이 있는 황금어장이라고 한다. 피해 최소화에 신경써야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제 오전 죽도 해상에서 조업하던 선장 이모(53)씨가 바다에 기름이 떠있는 것을 목격하고 해경에 신고하면서 기름유출 사고가 외부에 알려졌다. 당시 죽도 해상에 300m가량의 기름띠가 길게 퍼져 있었다고 한다. 여러 정황을 살펴보건대 적지 않은 양의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신고 즉시 방제작업에 나선 건 잘한 대처다. 주민과 공무원들이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해안가 바위틈까지 기름띠가 몰려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한다.

2007년 12월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의 악몽이 떠오른다. 당시 해상크레인과 유조선이 충돌하면서 1만2000㎘의 기름이 흘러나와 서해 70㎞ 해안을 뒤덮었다. 전국에서 몰려온 123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해안가의 오염된 돌을 걸레로 하나하나 닦아내는 사투를 벌였다. 지금 죽도에서도 주민들이 흡착포와 걸레를 들고 일일이 해안가의 기름띠를 제거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한다.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에서 보듯 오염된 바다를 청정 바다로 되살리는데 10년이나 걸렸다. 그사이 관광객은 급감하고, 어획량은 줄어들어 지역경제가 말이 아니었다. 초동대처를 잘해야 한다. 동원 가능한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기름제거에 나서야한다. 엄동설한에 수고롭겠지만 당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름오염으로부터 천혜의 황금어장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기름유출의 원인규명도 긴요하다. 천수만 일대에서 크고 작은 기름유출 사고가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만큼 대책을 강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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