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 인지기능 담당 전전두엽 활성도 저하
학교수업 집중 못하고 준비물도 깜빡, 약물치료 증상 단기호전 효과 있지만
아이 스스로 고쳐 나가는 심리치료 중요,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

▲ 도움말=김경민 단국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인 A 군의 부모는 아이가 통 집중을 못한다는 담임교사의 이야기를 듣고 병원을 찾았다. 담임교사는 A 군이 숙제를 제대로 끝내지 못하거나, 준비물을 빼먹는 일이 허다하고 수업 중에도 멍하니 있거나 다른 행동을 한다고 했다. 검사 결과 A군은 ADHD, 우리말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았다. ADHD는 전체 아동청소년의 5~7%가 진단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아이가 ADHD 진단을 받으면 가장 먼저 부모는 자신의 양육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자책하기도 한다. 막연한 걱정과 불안이 앞서는 ADHD의 증상과 치료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경민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Q1. ADHD는 어떤 질환인가

ADHD, 즉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과잉행동, 충동성, 주의력결핍 증상을 특징적으로 보이는 질환이다. 이 외에 동반되는 증상으로는 문제해결력,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더불어 불안이나 분노, 짜증 등의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는 감정조절 기능에 어려움이 동반될 수 있다.

Q2. ADHD는 왜 발생하나

ADHD는 뇌기능의 발달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뇌기능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가 진행됐는데, 그 중 일관되게 보고되는 기전은 아동의 조절력과 고위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의 활성도가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HD는 유전적 소인이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부모가 ADHD인 경우에는 자녀가 ADHD인 경우가 57% 정도라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ADHD는 기본적으로 뇌 발달의 문제이기 때문에 뇌기능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환경요인에 대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어 왔다. 예를 들면, 태아기나 영유아기에 알코올이나 간접흡연 및 여러 독성물질에 대한 노출이나 과한 미디어 노출 등이 ADHD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Q3. ADHD의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전형적인 ADHD의 증상이 처음 눈에 띄는 시기는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한 6~7세 정도이다. 아이들이 잠시도 가만히 있기 힘들어하고 끊임없이 움직이거나 장난을 치며 차분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꼼지락거리는 등의 모습을 자주 보인다. 다만 ADHD 아동들도 게임이나 TV 등 본인이 좋아하는 자극이 주어지는 상황에서는 장시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또 흔히 조용한 ADHD라고 하는데, 과잉행동이 심하지 않은 아이들 중에는 전반적으로 행동이 느리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못하고, 자주 잊어버리거나 혹은 공상을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자주 보이는 아이들도 ADHD의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Q4. 치료기간과 치료방법은

ADHD는 뇌 발달의 문제이므로 감기처럼 수 주간의 단기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며 꾸준한 치료가 도움이 된다. 다행히 ADHD는 아동이 나이가 들어 발달할수록 점차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아동마다 증상이 호전되는 시기가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치료기간을 말하기는 어렵다. ADHD의 치료 중 증상을 단기에 효과적으로 호전시킬 수 있는 치료는 약물치료이다. 그러나 약물치료가 아동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부모가 아동의 문제점을 도와줄 수 있도록 하는 양육방식과 기술의 변화, 또 아동이 자신의 정서와 행동문제를 스스로 알아채고 고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심리사회적 치료들이 장기적으로 아이가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에 약물치료 못지않게 중요하다.

Q5. 약물치료 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ADHD 약물의 흔한 부작용으로는 식욕이 다소 줄어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외 미식거림, 가벼운 두통 혹은 수면이 방해되는 경우들이 있다. 하지만 약물치료를 한다고 해서 모두 이런 부작용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고, 또 부작용을 느끼면 용량을 조절하거나 다른 약으로 바꾸어 부작용이 없도록 처방을 하게 된다. 치료를 꾸준히 하는 아이들은 거의 부작용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유지하는 것이므로 부작용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Q6. ADHD 아동을 둔 부모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ADHD 아동의 큰 어려운 점은 아이들의 충동적인 행동들로 부모와 아동의 상호작용이 비효율적이며, 강압적인 과정으로 변질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부모와 아동의 관계가 깨지고, 아동은 그로 인해 지속적인 좌절감을 경험하게 된다. 때문에 부모의 효과적인 양육 태도와 기술에 관한 연구가 많이 이뤄졌다. 효과적인 양육기술은 평소의 작은 태도의 차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다만 아이의 기질과 문제행동 양상에 따라서 서로 다른 방식들이 필요하므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김경민 교수는 “ADHD 증상이 있다고 해서 부모들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ADHD 증상은 꾸준한 노력을 통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며 “때로는 ADHD와 연관된 기질이 아이의 강점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아이가 ADHD 증상이 보일 때는 막연한 걱정과 불안보다는 적절하게 전문가를 만나 조언을 들어볼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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