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몽골가족에게 한국에서의 겨울나기는 유독 힘이 겹다. 세 남매를 둔 몽골부부는 코 끝에 겨울이 걸리면 가장 먼저 걱정되는 것이 바로 난방비다.
남편 버리나(31·가명) 씨는 계룡에 위치한 김치공장에서 일하며 월 120여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한국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할 뿐 더러 일용직 생활을 전전할 수밖에 없다.
아직 한국말이 어눌하지만 근면성실함으로 현 직장에서 조금씩 인정을 받아가는 중이다. 하지만 100만원 조금 넘는 월급은 다섯 식구 입에 풀칠만 하는 수준이어서 겨울엔 난방비 부담으로 이마저도 어렵다. 부부는 한창 잘 먹고 성장해야 할 어린 자녀들에게 제대로 된 끼니를 챙겨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이들 가족에게 한국의 겨울은 몹시 고달픈 계절이다. 남편 버리나 씨는 그래서 더 좋은 아빠가 되려고 노력한다. 상대적으로 엄마와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애착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지만 퇴근 후엔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런데 자꾸 몽골어로 대화를 하게 되다 보니 아이들의 한국어 능률이 더딘 것이 요즘의 걱정이다. 따로 사교육을 시킬 수도 없어 부모 교육이 중요한데 버리나 씨는 아직 말이 서툴다.
특히 몽골 조부모 집으로 보냈던 둘째는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태다.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하지 못하고, 또래 친구가 먼저 말을 걸면 겨우 대답만 하는 수준.
이런 모습을 보는 부부는 앞으로가 더 막막하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격차가 더 벌어질 텐데 자칫 잘못해 따돌림이라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엄마 나 씨는 “경제적인 문제는 내가 덜 먹고 아껴 쓰면 어떻게든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못 먹고, 못 배우고, 집단생활에서 적응을 못할 까봐 그게 가장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28일자 마지막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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