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수 충청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시민스스로 자기일이라 생각하며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 세계속의 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일본 키타큐슈시 환경국제협력국 나카무라 과장의 말이다. 키타큐슈시(Kitakyushu city)는 일본의 서단에 위치한 공업도시다. 210km에 이르는 긴 해안선이 바다에 접해있고, 산림면적이 약 40%를 차지하는 자연환경도시다. 근대화 이후 중공업지대이자 국제무역도시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도시는 경관과 공원이 잘 정비돼 있으며 항만, 공항, 철도, 고속도로 등 교통인프라 기반이 갖추어진 국제 물류 거점도시다.

일본의 근대산업은 1901년 국영 야하타 제철소가 키타큐슈에서 창업을 하면서 시작됐다. 키타큐슈 공업지대는 도쿄, 오사카, 나고야와 함께 일본 4대 공업지대로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끌어 왔다. 그 과정에서 심각한 공해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1969년에는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처음으로 스모그경보가 발령됐다. 바다는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수와 생활하수의 유입으로 대장균조차 살수 없는 '죽음의 바다'로 변했다. 공장굴뚝연기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시민은 심각성을 느끼게 됐다. 빨래에 검음 분진이 쌓이고 아이들의 천식이 심해지자 부인회에서 전문가를 모셔와 공해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공장을 견학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사회 공론화를 이끌어 냈다.

이는 키타큐슈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전역의 문제였다. 이를 기점으로 1970년 공해관련 법안을 이끌어 냈으며 대기오염, 수질규제 법률을 발의했다. 국가 법률이 제정되면서 지자체별로 기업 규제와 협의를 통해 오염물배출을 저감할 수 있었다. 키타큐슈는 기업과 민·관 협의를 통해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기업은 스스로의 이미지를 위해 본사와 협의해 공해오염물질 배출 방지시설에 과감히 투자를 했다.

하늘과 바다는 옛 모습의 청정함을 찾고 지금도 민·관·산의 협력은 변함없이 계승되고 있다. 키타큐슈는 공해극복 경험 및 다양한 실적을 바탕으로 환경분야에서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 처음으로 OECD '녹색성장 도시'로 선정됐다. 키타큐슈시는 환경국제협력으로 '아시아 각 도시와의 환경협력 네트워크, 환경인재 육성거점사업, 차세대를 위한 환경 국제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축적해 온 기술과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이전하기 위해 1980년 경제단체가 중심이 돼 공익재단법인 '키타큐슈 국제 기술 협력협회(KITA)'를 설립했다. KITA는 환경 및 공업기술 분야의 해외 연수를 받아들이고 전문가 파견 등을 통한 국제 기술협력을 실시하고 있다.

인재육성거점의 배경으로 △폐기물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자원순환형사회'를 지향하는 '에코타운사업' △저 탄소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는 '스마트 커뮤니티 및 수소타운' △하수의 막처리와 해수담수화를 조합한 '선진적 물처리 시스템'을 갖춘 실증적 연구 시설 워터플라자(WP)사업 등이다.

해외 각 국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환경 등 도시 인프라 수출을 추진함으로써 아시아 환경개선에 공헌하고 그 과정에서 '세계속의 환경수도'를 지향하는 키타큐슈시의 지속가능 기본 설계는 녹색수도를 지향하는 청주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녹색청주협의회는 지속가능한 청주시를 실현하기 위한 UN권고에 의해 설립된 경제 사회 환경 거버넌스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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