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미여지벵뒤에 서서= 문무병 지음. 40여년간 제주의 민속과 신화를 연구한 민속학자인 저자의 '제주 신화 스토리텔링 3부작' 중 마지막 권이다. '미여지벵뒤'는 아무 거침없이 트인 널따란 벌판이란 뜻의 제주 말이다. 저자는 제주 큰굿에서 전하는 이 말을 제주 사람들이 그리는 저승의 그림이 숨어 있는, 망자의 죽음을 완성하는 공간으로 해석한다.

지난해 출간된 '설문대할망 손가락'(알렙)과 '두 하늘 이야기'(알렙)에서 시작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책으로, 제주를 만든 설문대할망이 점지해 준 탐라국 이야기와 내 탯줄을 묻은 '태산땅 이야기'와 함께 제주 땅의 족보와 계통을 살핀다.

"이제 당신은 이승의 끝, '미여지벵뒤' 허풍 바람에 마지막 욕망과 슬픔을 날려버리며, 이승에서 집착하던 살아 있을 때의 이야기들을 '미여지벵뒤' 가시나무에 걸어두고 가겠지요. 여보. 거기 이승의 질고 진 것, 허풍 바람에 불려두고 가시오." 알렙. 284쪽. 1만5000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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