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에 대한 학사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체험학습에 나섰던 고3 학생들이 강릉 펜션에서 참변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다. 사고를 당한 서울 대성고 학생 10명은 개별적으로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여행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조사된 바로는 보일러의 연통에서 샌 일산화탄소에 학생들이 중독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수능 후 학사관리가 지적되는 건 오래전부터 여러 문제점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어제 정부세종청사에서 강릉 펜션사고와 관련한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수능이후 마땅한 교육프로그램이 없어 학생들이 방치되고 있지 않은지 전수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험학습 명목으로 고등학생끼리 장기 투숙하는 여행이 있는지도 신속히 점검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후약방문 격이나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체험학습을 포함한 학사관리 실태를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고3 학생들은 수능이 끝나면 겨울방학에 들어갈 때 까지 약 50일간을 무의미하게 등교해야 한다. 학교마다 나름대로 학생지도에 나선다지만 학생들이 공감하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다. 학생들끼리 잡담을 나누다 시간을 때우기 일쑤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체험학습을 신청하는 학생들이 꽤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체험학습을 신청하면 학교장은 허가를 해야 한다. 하지만 학생들끼리 떠나는 체험학습이 얼마나 내실 있게 진행될지 의문이 든다.

입시지옥에서 벗어난 학생들은 들뜬 분위기 속에서 탈선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고3 학생들을 각별히 지도해야 하는 까닭이다.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그저 학교에 잡아두는 식의 교육은 지양돼야 한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내프로그램을 개발해야하나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일선 학교들이 개인체험학습 신청 현황을 긴급 점검하는 등 부산을 떠는 모양이다. 수능 후 고3 교실의 수업공백을 어떻게 메울 건지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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