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부영 한서대학교 교수(경영학 박사)

국과의 관계는 예나 지금이나 중요하다. 멀리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외국과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은 국가부흥의 원동력이자 필수조건이었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땅, 고대국가 ‘백제’의 예를 들어보자.

백제를 최고의 전성기로 이끌었던 한성백제 시절의 근초고왕은 고구려와의 전쟁승리 뿐만 아니라 중국 동진, 일본열도의 왜국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동북아시아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후 웅진시대 무령왕, 사비시대 성왕 대에 이르러 해상강국의 지위를 다시 회복한 것도 열린 사고방식으로 외국과 활발히 교류하며 다채로운 문화를 수용한 덕택이었다.

백제의 역사에 있서 대외교류는 흥망성쇠를 좌우할 정도로 매우 중요했다. 바다를 중시하고 활발히 대외교류 한 덕에 동아시아 해상 국제교역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해상강국을 건설한 것이다. 이는 700년 가까운 백제 역사의 자랑스러운 전통이기도 하다. 어디 백제 뿐이랴? 통일신라시대나 고려시대 또한 활발한 해상교류와 대외협력을 통해 동아시아 지역의 중심축으로 발전했다.

조선시대에 쇄국정책과 해금(海禁)정책으로 해외교류가 위축되기도 했는데, 20세기 후반기 들어 ‘세계화시대’를 기치로 다시 활발한 해외 교류협력시대가 전개되었다. 특히 민선 자치시대는 지방정부 차원의 해외교류를 촉발해 국제교류와 협력의 폭이 배가되었다. 주요 외국 지자체와 자매결연, 우호협력이 활발해졌고, 특히 IMF시대를 전환점으로 투자유치와 통상교류 중심의 지방외교 선풍이 불기 시작해 국가차원에서 할 수 없는 영역에서 순기능적인 해외교류 성공사례가 다수 도출됐다.

충남지역에서도 옛 백제의 전통을 이어받아 가장 활발한 국제 교류협력이 전개되어 왔다. 일본 구마모토현과의 자매결연 관계는 한국 광역지방정부 국제교류의 효시격이며, 중국 산뚱성, 허베이성 등과의 관계는 대중국(對中國) 교류협력의 모델로 발전됐다. 충남 국제교류의 백미는 해외무역관이다. 민선 1기 시절부터 역대 도지사들이 가장 공을 들이고 발전시킨 것이 상하이와 뉴욕(후에 LA로 이전) 무역관이다. 타 지역 해외사무소가 ‘돈먹는 하마’로 지탄받던 시절에도 충남은 달랐다. 특히 충남 상하이무역관은 중앙정부에서도 인정하고 기업들로부터 칭송받던 실사구시적 해외무역관의 모델이었다. 충남의 국제 도정철학과 10~20년간의 혼이 서린 노력 덕분이다.

그런데 이들 무역관이 어느새 모두 폐쇄되었다. 안타까운 일로 이에 대한 성찰이 요구된다. 대한민국은 무역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이다. 국가나 지방정부나 외국과의 실사구시적 교류협력은 필수다. 해외 관계는 결코 쉽지 않다. 국내 일보다 몇 곱절의 노력이 요구된다. 교류 대상의 확장보다는 선택과 집중의 깊이 있는 교류협력이 핵심이다. 꽌시가 필요하고 해외 전문 조직원도 필요하다. 그간 일궈 놓았던 노하우, 전문인력 등도 살펴보자. 특히 한 바다(황해)를 쓰고 있는 충남 입장에서 중국연안 인근은 역사적, 지리적, 경제적으로 핵심 요충지므로 미래를 내다 본 전략적 대안 마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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