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태진 작가 제공]
▲ [송태진 작가 제공]
"비만아동도 1천만명"…케냐 송태진PD의 '아프리카, 좋으니까'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가난하다, 덥다, 굶어 죽는다, 맹수가 우글거린다…."

아프리카 하면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 한국인들을 위해 케냐 GBS-TV에서 근무하는 송태진(33) PD가 '아프리카, 좋으니까'(도서출판 일리)라는 책을 최근 펴냈다.

책은 '아프리카에 마음열기', '아프리카 사람들', '아프리카의 목소리', '아프리카의 눈물', '아프리카의 웃음', '아프리카와 세계', '아프리카의 미래' 등 모두 7장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책에서 "살인적 더위에 맹수가 우글거리고, 빈곤에 찌든 어린아이들이 병마에 스러져가는 것만이 아프리카의 현실이 아니다"면서 "그런 부분 역시 아프리카에 실재하기는 하지만 전부가 아니며 일부일 뿐이다. 그런 표현으로 아프리카를 일반화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동남부 고원 지역은 때에 따라 쌀쌀해 전기장판을 틀고 자야 하고, 특정 서식지에서 사는 맹수를 일상에서는 마주칠 일이 없으며,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이들도 있지만, 비만 치료가 필요한 어린이도 1천만 명이 넘을 정도로 많다는 이야기들을 신뢰성 있는 국제기구의 통계들을 제시하며 들려준다.

또 아프리카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는 사례들도 소개한다. 프랑스보다 인터넷 속도가 빠른 케냐, 노르웨이보다 부유한 나이지리아, 미국과 영국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아프리카의 인터넷 사용자의 수치 등을 알려준다.

또 케냐에서는 비닐봉지를 사용하면 벌금이 4천만원이고, 르완다는 우리나라보다 부정부패 지수가 더 낮다는 국제투명성기구의 2017년 자료를 보여준다.

출판을 위해 일시 귀국한 송 PD는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아버지에게 보여준다는 심정으로 쓴", "누구나 쉽게 읽는", "있는 그대로의 생생한아프리카를 담은" 책이라며 "이제 그만 부시맨은 잊어달라"고 당부했다.

책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서 교육 나눔 사업을 펼치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송 작가는 2008년 사단법인 국제청소년연합(IYF)을 통해 부룬디에서 1년간 해외 봉사를 했다. 당시 아프리카에서 지냈던 시간이 너무 행복해 다시 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그는 영상을 통해 아프리카를 제대로 보여주자는 생각에 방송을 공부했고, 대학 졸업 후 실무경험을 쌓은 뒤 IYF의 소개로 2015년 GBS-TV에 입사했다. GBS-TV는 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 목사가 케냐에 설립한 종교방송으로, 국영방송으로부터 채널 55번을 배정받아 케냐 전역에 방송을 송출한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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